[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선거제 개편안이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3당의 타협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민주당은 의원정수 300명을 유지하면서 지역구 의원수를 현행 253명에서 200명으로 줄이는 대신 비례대표를 100명으로 확대하는 개편안을 내놓은 바 있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소속 바른당 김동철 의원 측 관계자는 30일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당의 공식적인 입장은 아니지만 어떻게 보면 민주당의 선거제 개편안이 현실적인 선택 지점에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며 "완전한 연동제도 좋지만 자유한국당이 의원정수 확대를 반대하는 상황에서 한국당을 협상 공간으로 끌어들이는 최소한의 유인책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바른당 김관영 원내대표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한 선거제 개편과 관련해 민주당이 제시한 개편안에 찬성할 수 있다는 태도를 보였다. 그는 "민주당이 현행 지역구 253석에서 53석을 어떻게 줄일지 결단하면 저는 찬성한다"며 "민주당과 바른미래당·평화당·정의당 합의안(의원정수 330석으로 확대) 사이에서 타협안이 가능하리라 본다"고 밝혔다.
평화당과 정의당에서도 이같은 분위기가 감지된다. 정의당 김종대 의원은 "민주당이 제시한 개편안에서 연동형을 하겠다는 태도 표명이 우선돼야 한다"며 "(민주당 개편안에서) 연동형으로 가되 연동형을 어떤식으로 할지는 다양하게 협의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평화당 정동영 대표는 지난 2일 "민주당이 태도를 바꿔서 야3당과 손잡고 4당 연대를 통해서 유치원 3법처럼 패스트트랙으로 이 법안을 처리하는 길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야3당이 민주당과 손을 잡고 선거제 관련 법안에 '패스트트랙'를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 의원 측 관계자는 민주당과 패스트트랙 추진 가능성에 대해 "선거제 개편을 위해선 한국당의 협조를 받아야 하는 상황인데 현실적으로 민주당보다는 한국당을 설득하는 게 더 어렵다"며 "패스트트랙은 최후의 카드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야3당은 당장 임시국회를 정상화하는 일이 당면 현안이다. 최근에 한국당이 2월 국회 일정 거부를 선언하면서 선거제 개편을 안건으로 다루는 정개특위는 지난 24일 전체회의를 끝으로 공식 회의가 중단됐다. 심상정 정개특위 위원장은 "한국당이 일단 (선거제 개편 협의를 위해) 링안으로 들어와야 한다"며 "31일 여야 원내대표들 모인 자리에서 협의를 통해 방향을 잡아보려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