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진성 기자] 국민연금의 최고의사결정 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가 1일 오전 8시에 열리는 2차 기금운용위원회에서 한진그룹에 대한 경영참여형 적극적 주주권 행사 여부를 결정한다. 자문기구인 수탁자책임전문위에서 특정 의견을 개진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기금위가 어떤 결정을 내릴 지 주목된다.
국민연금의 최고의사결정 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가 이르면 1일 오전 8시에 열리는 회의에서 대한항공·한진칼 등 한진그룹에 대한 경영참여형 적극적 주주권 행사 여부를 결정한다. 사진/뉴시스
한 수탁자책임위 위원은 31일 <뉴스토마토>에 "수탁자위에서는 적극적 주주권 행사 여부에 대해 찬성과 반대가 반반 정도 였다"면서 "우리는 의견만 개진했을 뿐 최종 결정은 기금운용위가 독립적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스튜어드십 코드를 행사하는 첫 사례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수탁위가 결론을 내지 못한 상황에서, 최종 결정할 기금위원장이 보건복지부 장관이기 때문이다. 사실상 정부 입김이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1차 회의가 열린 당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공정경제 추진전략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정부는 대기업 대주주의 중대한 탈법과 위법에 대해서는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를 적극 행사해 국민이 맡긴 주주의 소임을 충실하게 이행하겠다"고 밝힌 점도 이런 전망에 무게를 더한다.
문제는 '10%룰'에 대한 유권해석이다. 자본시장법은 특정 주주가 지분 10% 이상을 경영 참여 목적으로 보유할 경우 지분 변동 내역을 5거래일 이내 신고해야 하고 6개월 이내 단기매매차익을 법으로 정한 산식에 맞춰 해당 기업에 반환하도록 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대한항공 지분 11.7%를 보유하고 있는 데, 투자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변경하면 거액의 차익을 돌려줘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국민연금은 25일 금융위에 10%룰 예외가 가능한지 요청한 상태다. 수탁위가 결론을 내지 못한 상태에서, 금융위가 예외로 인정하면 사실상 스튜어드십 코드를 행사하는 첫 사례가 나올 가능성이 커진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차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찬반 결정에 따라 논란이 있겠지만, 기금위는 정부가 간섭할 수 없는 독립적인 기구인 것은 분명하다"며 "기금위에서 다양한 의견을 고려해 최종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29일 오후 늦게 2차 전문위 회의를 개최해 기금본부와 대한항공·한진칼 경영진간 비공개면담 결과를 청취하고, 단기매매차익 추정치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결과적으로 수탁위에서는 2차 회의에서도 대한항공·한진칼에 대한 적극적 주주권 행사에 대해 특정 의견을 내지 않기로 결정했다. 다양한 위원들의 의견을 전달해 기금위가 독릭적으로 결정할 수있도록 한 것이다.
세종=이진성 기자 jinl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