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설 연휴 기간 휴식을 취하며 정국 구상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이 앞으로 민생경제와 북미협상 중재 '투 트랙'에 집중한다. 지난해 연말부터 이어온 경제와 민생 현장행보를 이어가는 동시에 오는 27~28일 베트남에서 개최되는 제2차 북미 정상회담 성공을 위한 '중재자' 역할에 노력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7일 혁신벤처 기업인들을 청와대 인왕실로 초청해 간담회를 연다. 간담회에는 한국형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 1조원 이상 벤처기업)이나 1세대 벤처기업인 10여명 안팎이 참석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참석대상이 소수로 압축된 만큼 국내 벤처 성공을 위한 심도 깊은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7일에도 약 200여명이 참석한 중소·벤처기업인 간담회를 가진바 있다.
8일에는 전국 시·군·구 기초단체장 약 200여명을 청와대 영빈관으로 초청해 '국정설명회'를 열고 오찬을 함께한다. 정부 주요정책들을 공유하고 기초단체장들의 애로사항을 듣는 자리다. '혁신적 포용국가'와 '국가균형발전'이라는 국정과제 달성을 위해 소통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매진하기 위함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북미 정상회담도 시급한 현안으로 떠올랐다. 문 대통령은 회담의 성공을 위한 '중재자' 역할은 물론, 회담 결과에 따른 후속 조치(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 등) 마련을 위한 다각도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그 영향으로 개각 등 국내 정치현안은 일부 시기는 조절할 가능성이 있다. 설 연휴 직후 국회의원 출신 장관 중심으로 7~8명을 중폭 교체해 '2기 내각'을 출범시킬 것으로 예상됐지만, 3월초까지 늦춰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한편 김의겸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지난 2일부터 설 연휴에 들어가 경남 양산 사저에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5일 저녁 청와대로 복귀했다. 문 대통령은 양산에서 모친과 부친의 산소에 성묘를 다녀왔고 차례도 지냈다. 또한 영화감독 황윤씨가 펴낸 '사랑할까, 먹을까'라는 책을 읽었다. 문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돈가스와 고기를 좋아하는 아이가 돼지를 사육하면서 느낀 고민과 딜레마를 다뤘다"면서 "채식을 실천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지만, 공장형 사육을 농장형 사육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6일에는 수석급 이상 참모진에게 세배를 받고 오찬을 함께 했다. 메뉴는 김정숙 여사가 준비한 '평양식 온반'이었다. 김 여사는 "설에는 떡국을 먹는 것이 보통이지만, 북한에서는 온반도 많이 먹는다"며 "따뜻한 음식인데, 평양에서 오실 손님도 생각해 온반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4일 경남 양산 대운산에 올라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