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지훈 기자]
KB금융(105560)지주 노동조합협의회(KB노협)가 다음달 개최 예정인 KB금융 정기 주주총회에서 백승헌 변호사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하는 주주제안서를 제출했다.
KB금융 우리사주조합과 KB노협은 7일 6개월 이상 보유지분 0.194%(76만6764주)의 위임을 받아 이같은 내용의 주주제안서를 KB금융 이사회 사무국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백 변호사는 사법연수원 15기 출신으로 2006년부터 2010년까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
KB노협은 백 변호사 추천 이유에 대해 "민변에서의 조직관리 및 행정 경험, 정부 자문기구 활동, 언론사 이사 및 사외이사 경험, 시민사회 활동 등에 비춰볼 때 직무수행 공정성, 윤리의식과 책임성을 두루 갖췄다"고 설명했다.
이어 "법률 전문가로서 KB금융의 취약요소인 제반 법률소송 리스크를 완화하고 제반 이해관계자들과의 원활한 소통과 조정 능력을 발휘해 시장과 감독당국과의 관계에서도 신뢰를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KB노협이 주주제안을 통해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하는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KB노협은 지난 2017년과 2018년 주총에서도 주주제안 방식의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했으나 과반 찬성 의결을 얻지 못해 무산됐다.
박홍배 국민은행 노동조합 위원장은 "법령상 자격을 갖춘 주주들이 직접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들이 주주제안을 통해 선임돼야만 사외이사 후보 추천 및 선임 과정에서 주주 대표성, 공정성, 투명성을 담보할 수 있다"며 "일각에서 제기된 '셀프 연임'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KB노협은 장기적으로 KB금융의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주주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주장했다. KB금융이 지난 2015년부터 주주들로부터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받는 '사외이사 예비후보 추천제'를 도입·운영하고 있으나 여러 문제점이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KB노협 측은 현행 사외이사 예비후보 추천제에 대해 △추천받은 사외이사 후보를 심의하는 인선자문위원의 비공개 독점 선임 등 불투명한데다 △주주의 권리를 보유기간 또는 지분율, 주주권 공동행사 의사 등에 차별을 두지 않아 사외이사의 주주 대표성이 희석되고 △사전 포섭과 부정 청탁을 방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류제강 KB금융 우리사주조합장은 "세 번째 이뤄지는 사외이사 후보 주주제안인 만큼 이번에는 소모적인 논쟁과 표 대결보다는 지주 이사회 구성의 다양화와 지주 내 조직 화합을 목표로 주주 및 이해관계자들이 상호협력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홍배 국민은행 노동조합 위원장(가운데)과 류제강 KB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장(왼쪽 둘째)이 최석문 KB금융 이사회 사무국장(오른쪽 둘째)에게 다음달로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백승헌 변호사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하는 주주제안서를 제출한 뒤 관계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KB노협
문지훈 기자 jhm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