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벤처업계와 관련 학계가 규제개혁위원회를 공정거래위원회 수준의 실질적 규제개혁 부처로 승격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혁신성장을 위한 규제개혁 10대 선언을 발표했다.
국내 혁신생태계 완성을 위한 범 혁신단체 모임 혁신벤처단체협의회(혁단협)는 18일 오후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관실에서 한국규제학회,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이하 과총)와 함께 '혁신성장과 규제개혁 대토론회'를 개최하고 규제개혁에 대한 범사회적 공감대 확산과 구조적 문제 해결을 위한 '규제개혁 10대 과제'를 공동으로 채택, 발표했다.
혁단협 등은 "대한민국은 국가경쟁력 저하와 저성장 고착화에도 산업 전반에 걸친 복잡다단한 규제환경과 규제문제 해결의 구조적 한계성으로 4차산업혁명 시대의 경쟁력 저하와 역동성을 급격히 상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규제의 근본적 개혁이 국가적 위기돌파와 혁신성장의 요체임을 인식하고 규제개혁을 위한 10대 과제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혁단협 등은 먼저 규제개혁 10대 과제 중 기술개발 예산의 1%를 규제개혁 예산으로 책정하고, 규제개혁위를 공정위 수준의 실질적 규제개혁 부처로 승격할 것을 첫 번째 과제로 지목했다. 이어 △위헌 소지 없는 규제 법률주의 확립 △시장 진입장벽으로 작용하는 진흥법 폐기 △규제이력 확인 가능한 정보공개시스템 구축 △규제 총영향평가 제도 도입이 중요 해결 과제로 꼽혔다.
이외에도 규제개혁 10대 과제에는 △규제법령 정비 로드맵 구축 △과학적 연구 강화로 신규규제 도입 실효성 제고 △신산업 분야에서 사전 허용 후 규제 검토 원칙 채택 △인공지능 규제영향평가 도입 △글로벌 생태계 부합하는 기존 규제 획기적 정비가 담겼다.
이밖에 혁신성장을 위한 규제개혁의 방략에 대한 학계의 제언도 이어졌다. 먼저 곽노성 한양대 특임교수는 정부가 규제 정보 공개를 기피하는 현상을 지적하면서 규제이력을 모두 알 수 있도록 미국 통합사이트처럼 수요자 중심의 정보제공 체계를 구축할 것을 제안했다. 김태윤 한양대 교수의 경우 "4차 산업혁명기에 부응하는 경제사회전략 차원에서 규제개혁프로그램의 정교한 설계가 필요하다"며 "시민사회의 지속적인 참여, 규제 총영향평가 제도의 도입, 선허용·후규제의 스마트 규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구태언 테크앤로 변호사는 "플랫폼 기업에 대한 수많은 규제들이 혁신스타트업을 성장시키지 못하는 근본원인"이라며 "국가 규제정책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규제개혁의 시급성에 대한 강조와 함께 실효성을 높이는 데 힘써야 한다는 쓴 소리도 이어졌다. 정책의 극적인 변화 없이는 생태계의 영속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송보희 청년정책학회장은 "글로벌 기업의 한국지사 임원이 청년들에게 대한민국은 더 이상 희망이 없으니 해외로 떠나라고 한 것에 충격을 받았다"며 "2019년 규제개혁은 이전에 비해 파괴적이며 그야말로 혁신적인 규제개혁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강영철 한양대 특임교수(전 규제조정실장)는 "근원적 규제개혁을 위해 모든 법령을 네거티브 형식으로 다시 쓰고, 규제개혁위원회에 실질적인 권한 강화와 더불어 독립예산을 부여해야 한다"고 밝혔다.
18일 오후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관실에서 '혁신성장과 규제개혁 대토론회'가 열렸다. 사진=벤처기업협회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