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정신 구현할 생태계 레벨업 중요"

'1차 벤처붐' 어떻게 가능했나…고급인력 유치·인터넷 신사업 적극 활용
7개월만에 시행된 벤처기업법이 강력한 제도적 뒷받침 돼

입력 : 2019-02-07 오후 3:34:01
[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정부의 중소기업 중심, 혁신성장 경제의 핵심은 결국 벤처생태계 구축에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이런 가운데 1차 벤처붐(1998~2001년)은 벤처생태계 활성화 방안 모색에 여전히 적지 않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고급인재의 벤처유입, 구체적인 로드맵에 따른 정부의 강력한 의지 등이 벤처붐의 기틀을 닦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1차 벤처붐은 IMF 외환위기 이후 조성됐다. 대기업 중심 성장이 한계에 직면했다는 문제 인식이 지금과 비슷하다. 차이점이라면 당시는 관치 금융에 따른 금융위기였다면, 지금은 장기 저성장이라는 근본적인 산업 경쟁력의 위기라는 점이다. 현재 국내 대기업의 경우 반도체 등 일부 산업을 제외하면 산업경쟁력 자체를 잃어가고 있다는 평가가 팽배하다. 벤처업계 관계자들은 혁신성장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구체적인 마스터 플랜이 뒷받침돼야한다고 조언한다.
 
벤처기업협회 혁신벤처정책연구소이 이정민 부소장은 "IMF 외환위기에 따른 구조조정으로 수십만명의 고급인재들이 쏟아져 나온 가운데, 정부는 새로운 대안으로 벤처기업 육성을 선택했다"며 "1997년 시행된 벤처기업법에는 벤처기업을 육성하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파격적 내용이 담겨있었다"고 말했다. 이 부소장은 "당시 벤처기업법은 특별법 건의 7개월 만에 시행될 만큼 유례없는 속도였다"며 "정부는 한계에 직면한 대기업 주도 성장에서 벤처기업 중심의 4차산업혁명을 위해 강력한 시그널을 줘야한다"고 강조했다.
 
김영수 벤처기업협회 사무국장(전무)은 "1차 벤처붐에서 '벤처'라는 현상은 창업, 기업가정신, 도전 등을 일컫는 사회적 자산이었다"며 "제도, 인프라뿐만 아니라 창업, 기업가정신으로 무장한 고급 인력들이 유입될 수 있는 오늘날의 벤처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 정부의 직접 개입이 아닌 전반적인 생태계 레벨업이 핵심"이라고 진단했다.
 
고영하 엔젤투자협회장은 먼저 "1차 벤처붐은 인터넷 산업의 출현, IMF 위기와 신산업 기회에 따른 고급인재의 벤처생태계 흡수, 정부의 지원정책이 맞물린 결과"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는 "패스트팔로워의 모방경제에서 벗어나 퍼스트무버가 되는 게 혁신성장의 요체"라며 "대학, 대학원, 연구소, 대기업에서 최신 기술을 보유한 젊은 인재들이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정부가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중소기업연구원이 2017년 발표한 '1차 벤처붐시대, 벤처기업의 성과 및 정책적 시사점'에 따르면 1차 벤처붐시대 벤처기업의 10년 생존률은 46.8%로 일반 창업기업(17.9%) 대비 높아 경제 성장·안정화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타기업군 대비 높은 일자리 창출력, 매출액 증가폭, 영업이익률은 국내 경제성장의 핵심 축을 이뤘다는 평가다.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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