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가 검찰의 한국거래소 압수수색 소식에 약세를 보였다. 특혜상장 의혹에 대한 수사라는 점이 투자심리 위축으로 이어졌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전 거래일 보다 1만5000원(4.21%) 하락한 34만10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오전 전해진 검찰의 한국거래소 압수수색이 영향을 끼친 것이다.
법조계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검찰은 삼성물산과 삼성SDS 데이터센터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고, 오후 5시쯤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특혜상장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한국거래소를 압수수색 했다. 검찰은 상장관련 자료를 확보해 상장과정에서 특혜가 없었는지와 상장 추진이 분식회계와 직간접 영향이 있었는지를 조사할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016년 ‘대형성장유망기업 요건’을 통해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했다. 대형성장유망기업 요건은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가 지난 2015년 개정하며 추가한 요건이다. 시가총액이 6000억원 이상이고 자기자본이 2000억원 이상일 경우, 이익 실현 여부와 관계없이 상장이 허용된다.
지난 14일 검찰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특혜상장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한국거래소를 압수수색했다. 사진/뉴시스
이전까지 유가증권시장 상장 요건은 ▲직전 사업연도 매출액 1000억원 이상 및 이익 30억원 이상 ▲시가총액 4000억원 이상 및 매출액 2000억원 이상 등 2가지 뿐이었다. 삼성바이오가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2015년 매출액은 912억7800만원이었으며, 영업손실 2036억원으로 적자가 지속 중이었다. 즉, 기존의 상장요건으로는 유가증권시장 입성이 불가능했던 것이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대형성장유망기업 요건이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위한 특혜라고 주장했다. 이 요건으로 상장한 기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외에도 있지만, 첫 사례이고 다른 회사들은 상장 시점 당시 흑자를 기록 중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거래소는 이전부터 특혜 의혹을 부인했다. 특정 기업을 위한 정책이 아니며, 해당 요건 신설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아닌 삼성바이오에피스였다는 것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당시 새로운 상장요건을 만들게 된 계기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나스닥 상장 이슈였다”며 “이 기업을 놓치면 안된다는 여론이 있었고 내부 회의 끝에 신설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당분간은 불확실성으로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것으로 보인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당시 우량 기업을 놓치는 것이 아니냐는 여론이 많았기 때문에 면밀한 검토가 있었던 건지 의심스럽다”며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했다.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