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 전세자금이 10% 하락할 경우 3만2000가구가 보증금 반환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지방에 이어 서울 등 수도권의 주택 전세가격의 하락이 가파르게 일고 있다는 점에서 리스크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자료/한국은행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최근 전세시장 상황 및 관련 영향 점검' 자료를 보면 지난 2월 기준 전세가격 10% 하락시 전체 3만2000가구(1.5%)가 보증금 반환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보증금 반환 규모 면에서는 아직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다. 이들 가구의 반환 부족자금 규모는 2000만원 이하가 전체의 71.5%를 차지했고, 2000만원~5000만원이 21.6%, 5000만원 초과가 6.9%로 뒤를 이었다.
또 전세금 10% 하락해도 임대가구의 92.9%는 금융자산의 처분만으로, 5.6%는 금융기관의 차입 등을 통해 보증금 반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임대인이 후속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경우에는, 전체 85.2%(3월 기준)의 임대가구가 금융자산 처분(59.1%)하거나 금융기관 차입(26.1%)을 통해야 대응 능력을 갖출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전세가격 하락세가 가파르다는 점은 우려감으로 남아있다. 올 1~2월 거래된 아파트 중 전세가격이 2년 전보다 하락한 전체 비중은 52%에 달했다. 전세가격이 10~20% 하락한 아파트 비중은 14.9%, 30% 이상 하락한 비중은 4.7%로, 그 비중이 과거보다 상승했다.
한은 관계자는 "가구별, 지역별, 주택유형별로 전세가격 조정폭이 상이하게 나타나고 있어 전세가격이 큰 폭 하락한 지역이나 부채레버리지가 높은 임대주택 등을 중심으로 보증금 반환 관련 리스크가 증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이 경우 전세·매매시장 위축은 물론 금융기간의 대출건전성 저하, 보증기관의 신용리스크 증대로 전이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정하 기자 lj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