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종연 기자] 허태정 대전시장이 최근 직원 내부 게시판에 제기된 모 국장의 ‘갑질’ 행태 의혹이 시정 불안을 초래하는 것과 관련해 “앞으로 시정 불안요소는 인정 차원이 아닌 신상필벌의 태도로 임할 것”이라고 공직사회에 경고했다.
허 시장은 25일 시청 중회의실에서 실국장 긴급회의를 소집한 자리에서 “시장으로서 가능한 실국장과 직원 여러분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싶지만 최근의 여러 상황을 보며 심각한 우려를 떨칠 수 없다”며 “시정 전반에 걸쳐 긴장감이 매우 느슨해진 채 업무 간 또는 상하 간 소통 부재, 공무원 태도 논란 등 다양한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 같은 발언은 지난 16일 시청 직원 내부망에 ‘국 주무계에 비시설급 설치운영, 지시사항 번호 부여 후 처리상황 점검’, ‘국장 지시사항 3일 이내 중간보고, 2주일 이내 추진계획 보고 : 미 보고시 낙인’, ‘그동안 사업일정, 추진방안 원점에서 전면 검토, 다시 재검토’, ‘국장 보고는 팀장이상 가능. 6급 이하는 입장불가’ 등의 내용이 게시되면서 논란이 됐다. 이 게시글은 조회수가 700여건이 넘으며 논란은 확산됐다.
또 제242회 임시회에서 김찬술 의원(대덕2·민주당)이 신상발언을 통해 지적한 고위 공무원의 막말과 태도도 문제가 논란이 됐었다. 당시 김 의원은 비래동 버스노선 신설을 요구했으나, 4시간에 1대 다니는 것으로 결정돼 강력히 항의하는 과정에서 ‘시의원이 갑질을 한다’는 소문이 퍼진 것. 여기에 담당 국장이 직원에게 ‘(시의원한테) 돈 먹었냐’라는 말을 했다는 얘기가 나돌고, 심지어 김 의원이 국장에게 항의하자 “살리던지, 죽이던지 맘대로 하라”는 태도를 보였다. 이에 김 의원은 신상발언에서 “시의원을 X무시 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허 시장은 이 같은 문제들이 논란이 되자 “지난주 시의회에서 발생한 상황은 현재 대전시정이 얼마나 불안정한지 보여주는 대표적 결과”라며 “이것은 시정 신뢰에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말하며, 적극적인 자세로 임할 것을 당부했다.
이어 “시의회가 요청하거나 필요로 하는 것을 사전에 충분히 제공하고 설명하고 각 실국이 상임위 안에서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며 “나아가 필요한 경우 시장, 부시장이 시의회의장과 협의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춰달라”고 요청했다.
또 허 시장은 ‘국장 갑질’ 논란에 실국장들에게 내부소통을 강화와 업무중심 태도를 견지하라고 주문했다.
허 시장은 “조직구성원 불신이 한계상황을 넘어서서는 안 된다. 실국장이 앞장서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태도를 갖고, 직원 목소리가 시장에게 잘 전달되도록 해달라”며 “각 실국장이 일선현장의 소리를 귀담아 듣고 공정·공평한 인사가 이뤄지도록 근무평가를 하고 문제되는 사안을 찾아 적극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는 이번 문제가 인사에 불이익을 주는 등을 차단하고, 불만을 개선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는 마지막으로 “우선 내부소통이 업무중심으로 원활해야 하고, 나아가 행정처리가 단순 법적기준만 고려하는 것이 아닌 사회약자에 대한 배려가 포함되면서 정책 완성도도 높아지는 것”이라며 “그렇기에 시의회, 시민단체 등은 물론 이해관계자와도 부단히 소통해야 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대전시청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대전=김종연 기자 kimstomat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