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서울 흑석동 재개발지역 상가 매입을 놓고 투기의혹을 받고 있는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29일 사퇴의사를 밝혔다.
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막상 떠나려고 하니 청와대 출입기자들의 얼굴이 맨 먼저 떠오른다"며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김 대변인은 자신에게 쏟아지는 건물매입 의혹에 대해서는 "아내가 저와 상의하지 않고 내린 결정이었다"고 해명했다. 지난 27일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2019년도 정기 재산변동사항'에 따르면 김 대변인은 지난해 7월 서울 흑석동에 위치한 2층 상가 건물을 25억7000만원에 매입했다. 이 건물이 흑석 뉴타운 9구역에 포함된 것을 두고 투기 의혹이 일었다.
김 대변인은 "너무 구차한 변명이어서 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떠나는 마당이니 털어놓고 가겠다. 몰랐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제가 알았을 때는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지경이었다"며 "이 또한 제 탓이다. 내 집 마련에 대한 남편의 무능과 게으름, 그리고 집 살 절호의 기회에 매번 반복되는 '결정 장애'에 아내가 질려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어제 여러분들 앞에서 해명을 하면서도 착잡했다"며 "여러분의 눈동자에 비치는 의아함과 석연찮음을 읽을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김 대변인은 "평소 브리핑 때 가볍고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얘기하고 싶었는데 그러질 못했다. 이렇게라도 풀고 간다"며 "멀리서도 여러분의 기사를 관심있게 지켜보겠다"는 말로 사퇴의 변을 마무리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발표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