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KT가 데이터 무제한 5세대(5G) 통신 요금제를 내놓으며 공격적 행보에 나섰다. 헤비유저(대용량 데이터 사용자)를 껴안을 수 있는 네트워크 커버리지를 자신하며 고객이 마음껏 즐길 수 있는 5G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포부다. 이를 통해 5G 1등 사업자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다.
이필재 KT 마케팅부문장 부사장은 2일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고객이 안심하고 5G를 쓸 수 있는 요금제를 경쟁력이라 보지 않고 고객이 5G를 제대로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게 우선이라고 판단해 무제한 요금제를 내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필재 KT 마케팅부문장 부사장이 2일 서울 광화문 KT 스퀘어에서 5G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KT
KT가 이날 선보인 슈퍼플랜 3종은 5G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는 요금제다. △월정액 8만원(이하 부가세 포함) 베이직 △월정액 10만원 스페셜 △월정액 13만원 프리미엄이며, 선택약정 할인 시 각각 25% 월정액이 낮아진다. 프리미엄 가족결합을 이용하면 최대 50% 할인(선택약정 25%·프리미엄 가족결합 25%)된 가격에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쓸 수 있다. 속도제한이 있지만 해외 로밍도 지원한다. 베이직과 스페셜은 최대 100킬로비피에스(Kbps) 속도로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100Kbps는 카카오톡 등 메신저 서비스를 원활히 사용할 수 있는 속도다. 프리미엄은 최대 3메가비피에스(Mbps) 속도로 로밍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3Mbps는 HD급 영상을 즐길 수 있는 속도다. 데이터를 많이 쓰지 않는 5G 고객을 위해 슬림 요금제도 마련했다. 월정액 5만5000원에 매월 8기가바이트(GB)의 데이터를 제공하고, 기본 제공량을 소진하면 최대 1Mbps의 속도로 데이터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이는 5G 요금제를 선보인 경쟁사와도 대조된다. 앞서 LG유플러스는 5G 라이트 5만5000원(9GB), 5G 스탠다드 7만5000원(150GB), 5G 프리미엄 9만5000원(250GB)의 요금제를 선보였다. SK텔레콤의 경우 5만5000원(8GB), 7만5000원(150GB), 9만5000원(200GB), 12만5000원(300GB) 등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모두 5G 데이터 소진 이후에는 속도를 제한해 8만원대 데이터 무제한을 내세운 KT와는 차이가 있다.
박현진 5G사업본부장 상무는 "속도·초고화질·스트리밍 등에 대한 요구는 높지만 5G로 바꾸고 싶지 않은 이유로 소비자의 60.5%가 비싼 단말 요금을 꼽고 있다"라며 "3년간 이걸 풀기 위해 노력했고, 그 결과 이번 요금제가 나올 수 있었다"라고 부연했다.
KT는 고객들이 원할 때까지 데이터를 쓸 수 있도록 기본 인프라를 준비했다. 3세대(3G)·롱텀에볼루션(LTE) 때와 같이 헤비유저들로 인해 일반사용자의 품질(QoS) 저하 우려를 불식했다. 이 부사장은 "고객의 사용 패턴을 분석할 만큼 분석했고, 앞으로도 분석을 이어갈 것"이라며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고, 설계도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성목 KT 네트워크부문장 사장도 "5G는 기본적으로 기지국 하나당 4.8기가비피에스(Gbps)를 수용할 수 있어 LTE 대비 5~7배 많은 용량을 수용할 수 있다"라며 "초기 5G 헤비유저를 충분히 수용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올해 말에서 내년초 서비스할 28기가헤르츠(GHz) 주파수 대역의 경우 셀용량이 20Gbps 수준이기 때문에 무제한 데이터 요금 서비스가 가능하다"라고 덧붙였다.
5G 품질을 높이기 위해 커버리지 확대도 지속한다. 당장 3만대 정도 기지국을 구축, 6대 광역시 85개시까지 커버리지가 가능하다. 연말까지 인구대비 트래픽의 80%를 감당할 수 있도록 기지국을 확대할 방침이다. 오 사장은 "대학가 등 트래픽 밀집지역뿐만 아니라 KTX와 주요 고속도로, 지하철까지 완벽하게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KT가 공격적 행보를 보이는 것은 5G에서 압승을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5G 시장 전망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성장 시장에 1위 사업자로 안착하겠다는 얘기다. KT는 연말까지 5G 가입자가 우리나라 생산가능인구의 10%가량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 상무는 "스마트폰 사용 고객 기준으로 10% 이상이 5G를 쓸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조사 결과 즉시 5G 가입하겠다는 소비자가 13% 정도고 향후 단말 교체 시점이 오면 가입하겠다고 한 소비자가 60% 수준으로, 5G 디바이스가 다양해지고, 보급형 출시 여부 등을 통해 상당부분 가입자가 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