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팍한 가계, 풍족한 정부…여유자금 역전

한은 '자금순환'…주택 매입·민간소비 증가 영향

입력 : 2019-04-10 오후 3:42:12
[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 가계 여윳돈이 3년째 쪼그라들면서 50조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정부는 세수 증가 등으로 여유자금이 55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여유자금이 처음으로 가계를 앞질렀다. 
 
자료/한국은행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2018년 중 자금순환(잠정)' 자료를 보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 순자금운용액은 49조3000억원으로, 1년 전(50조9000원)보다 1조6000억원 감소했다. 
 
2016년 69조9000억원과 비교하면 20조원 넘게 감소해 있다. 가계 순자금운용액은 이 통계가 작성된 2009년이래 가장 작은 규모를 기록했다. 
 
여기서 순자금운용액은 예금이나 보험, 연금, 펀드 등에서 굴리는 돈(자금운용)에서 금융기관 대출금(자금조달)을 뺀 금액을 의미한다. 사실상 경제주체가 가진 여윳돈을 의미한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 자금조달은 주택거래에 영향을 많이 받는데 지난해의 경우 이 자금의 변동이 2017년과 비교해 의미 있진 않았다"며 "오히려 민간 소비가 0.1%포인트 늘어난 영향으로 순자금운용액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거용 건물건설투자는 108조3000억원으로 1년 전(107조3000억원)보다 0.9% 늘었다. 이는 2012년(-0.4%)이래 최소치다. 이에 반해 민간 최종소비지출은 832조2000억원에서 867조원으로 4.2% 늘었다.  
 
가계 자금조달액은 103조1000억원으로 지난해(123조7000억원)보다 감소했고, 자금운용액은 174조6000억원에서 152조4000억원으로 줄었다. 
 
반면 지난해 정부 순자금운용액은 55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2016년 39조2000억원에서 2017년 49조20000억원으로 늘었다. 
 
이는 정부의 세수 호조세가 이어진 영향에다 국민연금 등 사회보장기금의 순자금 운용 규모가 확대된 영향이다. 사회보장성기금 수지는 41조7000억원 흑자였다. 
 
비금융법인기업의 순자금조달액은 39조8000억원으로 1년 전(14조4000억원)보다 확대됐다. 국제 유가 상승 등의 여파로 교역조건이 악화되면서 기업 수익성이 떨어져 자금조달 규모가 124조5000억원에서 188조1000억원으로 늘어난 영향 등이다. 
 
이정하 기자 l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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