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진성 기자] 정부가 징벌적 상속세란 오명을 받고 있는 가업상속공제제도를 대폭 손본다. 현행 가입승계자의 사후관리기간을 10년에서 7년 수준으로 낮추고, 업종별 전환 기준은 소분류에서 중분류로 바꾼다는 계획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현지시간) 워싱턴 D.C 페어몬트호텔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2일(현지시간) 워싱턴 D.C 페어몬트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은 추진계획을 밝혔다. 홍남기 부총리는 G20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와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춘계회의 참석을 위해 11~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했다.
홍 부총리는 "사후관리기간을 일률적으로 7년으로 하향조정하거나 7년을 상한으로 하되, 공제액에 따라 차등하는 방안을 병행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예를들어 일정금액 이하는 낮은 기간을 기준으로 하고 일정금액 이상은 7년으로 하는 방안 등이다. 홍 부총리는 "사후관리 요건이 현재 10년을 돼있는 데, 10년이 너무 엄격하다는 지적이 있었다"면서 "검토 마무리수준에 와있지만 최종확정은 (한국에)돌아가서 해야할 듯하다"고 말했다.
또 업종별 분류의 사후관리요건도 완화할 방침이다. 현행법상으로는 업종변경 요건이 소분류내 까지만 허용하고 있는 데, 이를 중분류로 변경한다는 계획이다. 가령 소분류상 '곡물제분업'을 가업으로 영위해 왔다면 이 분류에 해당되는 세분류 내에서만 변경이 가능했는데, 이 부분을 중분류상 '식료품 제조업'에 해당되는 '빵류제조업(소분류 업종)'으로도 바꿀 수 있도록 하겠다는 설명이다. 다만 과세형평을 감안해 공제대상과 한도는 손대지 않기로 했다.
가업상속공제제도는 중소기업 및 매출액 3000억원 미만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500억원 한도 내에서 가업승계자산 100%를 공제해주는 제도다. 가업승계자는 사후관리기간 10년 동안 자산 20% 이상 처분하지 않아야 하고, 업종 변경 불가능, 상속인 지분 유지, 정규직 근로자 수 평균이 기준 고용인원 100%에 미달하지 않아야 한다는 내용 등 10여 가지 요건을 모두 수행해야 한다. 해당 요건을 불이행할 경우 공제받은 상속세에 가산세까지 추징당해야 한다는 점에서 일부는 극단적인 매각 등을 택하기도 한다. 정부는 이런 부분을 고려해 일부 완화조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증권거래세 세율을 0.05%포인트 인하하는 시기는 6월3일이 될 전망이다. 정부는 최근 상장돼있는 증권거래세와 코스피(KOSPI) 상장된 증권거래세를 0.05%포인트 낮추기로 했다. 홍 부총리는 "증권거래세를 낮추는 것은 시행령 개정으로 가능해서 개정작업을 추진하고 있고 발효를 6월 초로 하려고 한다"면서 "구체적인 시점을 말하자면 6월3일부터 증권거래서 인하가 적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주세 개편 방안은 다음달쯤 윤곽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주류 출고가에 세금을 매기는 기존 종가세를 술의 용량 또는 알코올 도수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하는 종량세 방식으로의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 홍 부총리는 "연구용역 결과를 가지고 전문가 및 업계의 대화를 듣고 최종결정을 해야할 단계가 아닌가 싶다"면서 "5월 초순경에 주요 주세개편 방안 마련 마무리할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는 6월 종료를 앞둔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방침에 대해서는 자동차 판매동향과 업계상황 등을 감안해 5월말까지 연장 및 종료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워싱턴D.C=이진성 기자 jinl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