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지훈·신병남 기자] 금융노조(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가 사측에 금융권 정년 연장을 위한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제안했다. 이와 함께 노동자추천이사제(노동이사제) 도입을 안건으로 제시해 제도화시키기겠다고 밝혔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노조와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사용자협의회)는 이날 오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상견례를 겸한 올해 첫 산별중앙교섭을 진행했다.
올해 교섭의 주요안건은 정년연장과 노동자추천이사제 도입이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금융노조는 사용자협의회에 금융권 정년 연장 논의를 위한 TF 구성을 요구한 상태다. 금융노조 측은 현행 만 60세인 정년을 만 65세로 연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융노조는 지난해 교섭에서도 금융권의 정년연장을 요구한 바 있다. 당시 금융노조는 정년을 만 63세로 늦추는 한편 임금피크제 도입 시기를 만 55세에서 58세로 연장하는 방안을 사용자협의회에 제시했다. 그러나 사용자협의회의 반대로 임금피크제 도입시기를 1년 늦추는 데 합의했다.
금융권에서는 금융노조가 정년연장을 요구한 배경에는 대법원의 판결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 2월 육체노동자의 '노동가동연한'을 기존 60세에서 65세로 상향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노동가동연한은 노동에 종사해 수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되는 연령의 상한이다.
대법원의 판결을 바탕으로 금융노조가 사용자협의회에 정년연장 논의를 위한 TF 구성을 요구했으나 TF 구성을 비롯한 정년연장이 실제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은행권 관계자는 "노동가동연한을 65세로 상향해야 한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이 나왔지만 법적으로 정년 연장을 강제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노사의 협상 과정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금융노조는 올해 중앙노사위원회에서 노동자추천이사제 도입을 안건으로 내세워 도입하겠다는 입장이다. 금융권 노사는 단체교섭이 없는 해에는 중앙노사위를 운영한다.
허권 금융노조 위원장은 이날 교섭에 앞서 열린 교섭 투쟁 결의대회에서 "올해 중앙노사위원회 안건으로 노동자추천이사제 도입을 제시해 반드시 제도화시키겠다"며 "안 된다면 로드맵이라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국민은행과
기업은행(024110) 노조는 각각 주주 추천, 노동자 추천 방식으로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했으나 선임에 실패했다.
이밖에 금융노조는 올해 교섭에서 저임금직군과 일반직군의 임금 격차 해소, 임금피크제 적용 직원에 대한 임금 수준 향상도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금융노조에 따르면 임금피크제도에 진입한 직원의 급여 수준이 진입하기 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상황이다.
허 위원장은 "현재 임금피크제도를 적용받는 직원의 급여 수준은 적용 전의 35~50%에 불과한 상황"이라며 "이를 70% 정도로 늘리는 방안을 사측에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금융노조는 현재 일반직 직원 급여의 70% 수준인 저임금직군의 급여 수준을 80%까지 높이는 방안도 사용자협의회 측에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올해 교섭 대표로는 KEB하나은행과 SC제일은행, 광주은행, 산업은행, 금융결제원 노사를 비롯해 허권 금융노조 위원장, 김태영 은행연합회장이 참여한다.
허권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앞줄 가운데)이 16일 오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노조와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의 올해 첫 산별중앙교섭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신병남 기자
문지훈·신병남 기자 jhm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