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투르크메니스탄·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3개국 7박8일 국빈 방문에 나섰다. 문 대통령 취임 후 첫 중앙아시아 지역순방으로 '신북방정책'의 외연을 확장하고, 한국 기업의 현지 진출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고려인 동포간담회, 독립운동가 유해 봉환 등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관련 일정 등도 소화한다.
문 대통령은 부인 김정숙 여사와 이날 오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첫 방문국가인 투르크메니스탄으로 출발했다. 세월호 참사 5주기를 맞아 문 대통령은 노란 넥타이를, 김정숙 여사는 노란 배지를 달고 순방길에 올랐다. 청와대 측은 "늘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오후 늦게 투르크 수도 아쉬하바드(아시가바드)에 도착할 예정이다. 투르크는 천연가스 매장량이 세계 4위를 차지하는 자원 부국이며 중국, 인도, 유럽을 연결하는 지정학적 요충지에 위치하고 있다.
첫 일정으로 17일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과 정상회담, 국빈만찬 등의 일정을 갖고, 18일에는 우리 기업이 수주해 완공한 투르크 최초의 대규모 가스화학 플랜트 '키얀리 가스화학 플랜트' 현장을 방문해 관계자들을 격려한다. 또 같은 날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로 이동한다. 우리의 지역 최대 개발협력 대상국인 우즈벡은 중앙아 신북방정책의 거점이다. 인구도 역내 최대인 3300만명에 달하고, 연간 5%를 상회하는 꾸준한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19일에는 샤프카트 미르지요예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양해각서 체결과 공동언론발표 등을 한다. 우즈벡 의회 연설이 예정돼 있으며, 국내에 생중계 된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신북방정책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등을 설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대북메시지를 발표할지 여부에도 관심이 모인다.
20일에는 고려인 동포들이 주축이 돼 만든 '한국문화예술의 집' 개관식에 참석하고 동포 간담회를 한다. 이어 양국 대통령 부부 동반으로 사마르칸트 박물관 및 고대문화 유적지를 시찰하는 친교 시간을 갖는다.
문 대통령은 21일 마지막 순방국인 카자흐스탄으로 이동한다. 카자흐스탄은 중앙아 최대 경제력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다. 올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가 1만불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취임한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의 첫 국빈 자격으로 방문하며, 옛 수도이자 카자흐 최대도시 알마티를 방문해 현지 고려인들을 만난다. 한국 대통령의 알마티 방문은 처음이다. 이어 수도인 누르술탄(옛 아스타나)으로 이동해 독립운동가 계봉우·황운정 선생의 유해를 국내에 봉환하는 행사를 치른다.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도 논의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문 대통령은 22일 토카예프 신임 대통령과 정상회담 등의 공식 일정을 소화하고,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 초대 대통령과도 만나 면담한다.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과는 과거 카자흐의 비핵화 노하우 등을 공유할 방침이다. 이러한 7박8일 일정을 마친 문 대통령은 23일 오전 카자흐를 떠나 같은 날 저녁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할 예정이다.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은 "이번에 순방하는 3개국은 신북방정책의 중요 협력 파트너들"이라며 "1992년 수교 이후 축적된 우호 협력 관계를 더욱 강화하고 우리 기업의 중앙아 진출 확대 등 공동 번영을 위한 미래지향적 협력기반을 조성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7박8일 일정으로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중앙아시아 3개국 국빈 순방에 나서는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6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탑승 전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