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KT(030200) 채용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26일 이석채 전 KT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김영일)는 이날 업무방해 혐의로 이 전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전날 이 전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비서실을 거쳐 인사 실무 부서에 특정인의 자녀를 채용하라고 지시했는지 등을 추궁했다. 이 전 회장은 지난달 22일에 이어 한 달 만에 다시 검찰에 소환됐다.
이 전 회장은 지난 2012년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채 당시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 등 유력 인사들 청탁을 받고 부정채용을 지시한 의혹을 받는다.
지금까지 검찰이 확인한 유력인사 관련 KT 부정채용 사례는 총 9건으로 김 의원을 비롯해 정영태 전 동반성장위원회 사무총장, 김종선 전 KTDS 부사장, 성시철 전 한국공항공사 사장 등이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다. 이외 박근혜 정부 시절 여성가족부 장관을 지낸 김희정 전 새누리당 의원과 2006년 한나라당 대표를 지냈던 김영선 전 새누리당 의원 등도 부정 채용 청탁 의혹이 제기됐다.
앞서 검찰은 15일 업무방해 혐의로 서유열 전 KT홈고객부문 사장을 구속기소했다. 이 전 회장 측근인 서 전 사장은 2012년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개채용에서 2명, 같은 KT 홈고객서비스직 공채에서 4명을 부정채용한 혐의를 받는다. 특히 서 전 사장은 2012년 당시 김상효 전 KT 인재경영실장에게 "KT스포츠단에 파견계약직으로 근무하는 직원이 있는데 김성태 의원 딸이니 하반기 공채 때 정규직으로 채용해달라"고 청탁한 혐의를 받는다.
실제로 앞서 구속기소 된 김 전 실장 공소장에 따르면 김 의원 딸 김모씨가 입사 과정에서 여러 차례 특혜를 받은 정황이 드러난다. KT 공개채용은 서류 전형, 인·적성검사, 실무·임원면접 순으로 진행됐는데 김씨는 접수 기간이 한참 지난 서류 전형과 적성 검사가 끝난 상태에서 지원서를 접수한 뒤 온라인 인성검사를 받았고 이마저도 부적격 등급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김씨는 실무·임원면접을 거쳐 최종합격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의 딸 등에 대한 KT 부정채용 의혹을 받는 이석채 전 KT 회장이 피의자 신분 조사를 마친 후 26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