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진성 기자] 지난달 반도체 부진이 이어지면서 최근 수출이 5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수출 물량은 증가했지만 반도체 수출 단가 하락과 중국 경기 둔화 등의 경기적 요인을 크게 받았다. 이러한 영향은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지다가, 글로벌 IT 기업들이 보유한 재고의 소진과 대기 수요가 구매로 이어지면서 하반기 이후에는 회복할 전망이다.
4월 수출입 동향.자료/산업통상자원부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4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전년동기보다 2.0% 감소한 488억6000억달러를 기록했다. 수출은 작년 12월 -1.3%을 시작으로 올해 1월(-6.2%), 2월(-11.4%), 3월(-8.2%)에 이어 4월까지 5개월째 감소세다.
산업부 관계자는 "반도체와 석유화학 수출단가 하락과 중국 경기 둔화 등 경기적 요인이 지속되고 있어 4월 수출이 감소세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4월 전체 수출 물량은 1년 전보다 2.5% 늘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지속과 전 세계 교역 부진 등 대외 리스크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선방한 수준이다. 수출 감소폭도 2개월 연속해 둔화했다.
다만 주요 품목인 반도체 등의 수출 단가가 악영향을 끼쳤다. 최근 수출 단가 증감률을 보면 작년 12월 -3.2%, 올 1월 -13.1%, 2월 -8.3%, 3월 -7.5%, 4월 -4.4% 등으로 마이너스를 유지하고 있다. .
먼저 품목별 물량을 보면 지난달 25일 기준 자동차(+14.8%), 이차전지(+13.6), 석유제품(+11.7), 바이오헬스(+8.6), 석유화학(+7.6,), 기계(+4.3) 등은 증가했고, 철강(-2.3%)과 반도체(-0.9%) 등은 감소했다. 특히 반도체를 제외하면 0.8% 증가한 것으로 집계돼 반도체가 수출 감소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반도체 수출액은 84억55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13.5% 감소했다. 반도체 단가가 51.6%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 주요인으로,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의 데이터센터 재고조정이 지속되고 있고 중국으로의 스마트폰 수요가 정체된 점이 더해졌다.
석유화학 수출액은 38억9400만 달러로 5.7%줄었다. 수출물량이 7.6% 증가했지만, 글로벌 수요 둔화와 미국의 공급물량 확대에 따른 수출 단가 하락 등을 상쇄하지 못했다.
반면에 자동차(5.8%)와 선박(53.6%), 일반기계(0.3%) 등 주력 품목을 비롯해 바이오헬스(23.3%), 이차전지(13.4%), 전기차(140.1) 등 신 수출성장동력 품목은 호조세를 보였다.
지역별로 중국 수출이 6개월 연속 감소했지만 경기부양책 및 중국의 대세계 수출 확대 등으로 대중 수출 감소율은 둔화되는 추세다. 미국과 신흥시장인 인도, 독립국가연합(CIS), 중남미 수출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근본적인 수출 체질개선을 위해 지난달 '시스템 발전전략'을 시작으로 미래차·바이오헬스·소재부품장비 발전전략을 순차적으로 수립해 산업경쟁력 강화와 신수출성장동력을 발굴할 것"이라며 "2단계 수출활력촉진단을 5월부터 가동해 현장에서 애로사항을 적극적으로 해소하고 수출현장을 방문해 수출기업을 더욱 세심하게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수출 감소세는 올 상반기까지 이어지다가, 하반기부터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IT 기업들이 보유한 반도체 재고의 소진과 대기 수요가 구매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또 글로벌 경기하강에 대응하기 위해 선진국을 중심으로 금리인상을 연기하는 등 확장적 방향으로 거시정책 기조를 바꾸는 점도 긍정적 요인이다. 산업연구원은 이러한 정책기조 변화가 효과를 발휘한다면 세계경기 둔화 움직임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아울러 유가도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기조가 유지되면서 올해 들어 지난 연말 대비 20% 이상 상승하고 있어 석유관련 제품의 수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다른 업종에서는 최근 신제품 출시 효과 등으로 증가세로 돌아선 자동차의 선전이 기대된다고 부연했다. 미국의 경기회복 움직임이 지속되고 유럽 등으로 수출단가가 높은 친환경차의 수출이 증가하는 점도 긍정적인 신호다.
산업연구원 관계자는 "반도체 경기와 관련한 추가 긍정적인 요인으로는 최근 5G 서비스의 개시와 인텔의 신규 CPU 출시, 폴더블 폰 출시 등으로 인해 반도체에 대한 신규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반도체를 비롯한 수출품목의 단가가 하반기에는 회복세로 돌아설 전망이고 물량도 다소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세종=이진성 기자 jinl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