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봇츠 품은 넷플릭스, 디즈니와 경쟁…국내 OTT 짝짓기 고심

입력 : 2019-05-13 오후 4:22:51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넷플릭스가 유아동 미디어 브랜드인 스토리봇츠(StoryBots)를 인수했다. 오는 11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출시하는 디즈니에 적극 대응하려는 차원이다. 글로벌 OTT 경쟁이 점화되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글로벌 업체들과 짝짓기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재 넷플릭스와 제휴한 LG유플러스를 비롯해 SK텔레콤과 KT는 디즈니를 선택지로 놓고 있다. 자사 플랫폼의 콘텐츠 경쟁력을 키우려는 시도다. 
 
13일 로이터·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유아동 대상 교육 콘텐츠를 확대하기 위해 유아동 미디어 브랜드인 스토리봇츠(StoryBots)를 인수했다. 스토리봇츠는 유아동용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스토리봇츠 인수를 통해 캐릭터 기반 교육 콘텐츠를 확대할 계획이다. 스토리봇츠의 설립자인 이반 스피리델리스(Evan Spiridellis), 그렉 스피리델리스(Gregg Spiridellis)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부서에 근무, 시리즈와 단편을 포함하는 스토리봇츠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넷플릭스의 키즈콘텐츠 강화는 오는 11월 출시 예정인 디즈니 OTT 디즈니 플러스에 대응하려는 차원이다. 디즈니는 독점 콘텐츠 제작을 위해 내년 10억달러를 투자하고, 2024년에는 투자 규모를 20억달러로 늘릴 계획이다. 2024년 말까지 6000만~90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려는 목표도 제시했다. 이 중 3분의 1은 미국 내에서, 나머지는 해외에서 가입자를 확보할 계획이다. 1분기 기준 넷플릭스 전세계 가입자는 1억4890만명이다. 디즈니는 픽사, 마블, 루카스필름, 21세기 폭스 등도 거느리고 있다. 자사 OTT를 통해 TV 시리즈와 영화의 상당부분을 독점 제공하겠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내년부터 넷플릭스에 제공하던 자사 콘텐츠도 모두 철수한다. 
 
넷플릭스(상)와 디즈니플러스 홈페이지. 사진/각사 캡쳐
 
글로벌 OTT 업체들 간 왕좌의 게임을 펼치는 사이 국내업체들은 글로벌 OTT와 제휴를 통해 콘텐츠를 확장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성장 속도가 빨라진 국내 OTT 시장에 적극 대응하려는 차원이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5136억원 규모였던 국내 OTT 시장은 올해 6345억원, 2020년 7801억원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매해 20% 넘는 성장률이다. 아울러 당장 킬러 콘텐츠를 확대하기 쉽지 않기에 제휴를 통해 글로벌 OTT 업체의 콘텐츠를 확보, 단숨에 콘텐츠 경쟁력을 높이려는 전략이다. 수익배분 등의 문제로 수익성이 낮아질 수 있지만 당장은 OTT 플랫폼 영향력을 키우겠다는 얘기다. 
 
특히 5세대(5G) 통신 주요 서비스 중 하나로 미디어가 꼽히는 점도 글로벌 업체들과 손을 잡으려는 이유 중 하나다.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의 핵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미디어 콘텐츠가 중요 요소다. 5G 서비스까지 고려하면 글로벌 업체와 협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1월부터 넷플릭스와 제휴를 통해 자사 인터넷(IP)TV와 OTT를 통해 넷플릭스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당시 수익배분 등 시장 우려에도 불구하고, 가입자 증가에 성공했다. 1분기 LG유플러스의 IPTV 가입자는 지난해 4분기 대비 13만명 늘어났다. 같은 기간 SK텔레콤이 11만9000명, KT는 11만명 증가했다. 회사측은 이용자들 설문조사를 보면 가입에 영향을 준 서비스로 넷플릭스 꼽고 있다고 설명한다. LG유플러스와 넷플릭스 계약은 오는 10월 종료된다. LG유플러스는 재계약 우선권을 갖고 있는 만큼 득실을 따져 재계약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SK텔레콤과 KT는 넷플릭스 대항마인 디즈니 플러스와 제휴 가능성이 제기된다. SK텔레콤은 9월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인 푹·옥수수 통합 법인 내 디즈니 플러스가 입정하는 형태로 도입할 가능성이 높다. 아시아 시장을 동반 공략할 수도 있고 반대로 디즈니 플러스에 푹·옥수수 콘텐츠를 공급해 미국 시장 진출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KT도 디즈니 플러스 제휴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OTT 경쟁력 강화를 타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OTT 업계는 콘텐츠 확장으로 플랫폼 경쟁력을 확대하고 있고, 국내 업체들은 태동된 OTT 시장에서 경쟁력 제고를 위해 이들과 연합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국내 시장에서 글로벌 OTT의 진출 발판이 되지 않도록 자사의 OTT 플랫폼 지위를 끌어올릴 수 있는 자체 콘텐츠 확보 노력도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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