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통문화대학교 학생용 소형버스, 총장 일정 맞춰야 이용가능?

6개월 동안 학생들 이용은 고작 4회...총장 교내 이용, 교직원 체육대회 등에 사용

입력 : 2019-05-19 오전 1:38:14
[뉴스토마토 김종연 기자] 한국전통문화대학교가 학생들의 현장학습과 답사용으로 차량을 구입해놓고 1개월에 두 세 차례 밖에 운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운전기사 인원을 충원하지 않고 차량부터 구입했다. 차량 관리는 총장 수행기사가 하고 있어,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때에는 총장일정과 중첩돼 이용이 불가능한 상황들이 발생해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문화재청 산하 한국전통문화대학교는 지난해 10월 등록금 등으로 마련된 자체수익금에서 약 7000만 원을 들여 15인승 버스를 구입했다.
 
학교 측은 이 버스를 학생들의 현장학습이나 답사용으로 구입했지만, 지난해 11월 6일부터 이달 3일까지 총 운행 10차례를 이용하는 데 그쳤다. 그나마도 차량정비 3회를 제외하면 학생들의 이용횟수는 겨우 4차례 밖에 되지 않았고, 나머지 3회는 교직원의 상가 차량지원, 정책평가단 관련 운행, 총무과 체육행사 등으로 사용됐다. 이마저도 차량운행기록부에 적히지 않은 내용까지 더하면 교직원들의 사용은 더 많다.
 
학교에서 논란이 일었던 원인은 총장이 교내에서 이 차량을 이용했던 것을 학생들이 목격하면서부터다. 학생들은 이 버스를 사용하려 했지만 번번이 학교 측에서 차량운행 인원부족을 이유로 거절해왔다. 그런데 총장이 내빈들과 함께 교내에서 이 차량으로 이동하면서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던 것.
 
이 학교에 다니는 학생 A씨(여, 3학년)는 “걸어서 5분밖에 걸리지 않는 곳을 버스를 이용해 갔다”며 “결국 버스를 사용하고 싶으면 총장의 일정과 겹치지 않아야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B씨(여, 4학년)도 “운전기사도 없이 우리가 낸 등록금으로 덜컥 사놓고, 이제 와서 총장 일정과 겹치면 안 된다는 말은 그 버스가 과연 학생들을 위해 산 것인지, 총장의 2호차로 쓰기 위해 산 것인지 저의가 의심스러울 정도”라고 의심스런 눈초리를 보냈다.
 
학교 측 관계자는 “교내에 운전을 하는 사람이 총장의 1호 기사 1명과 45인승 버스 2대에 따른 2명 등 총 3명 뿐이고, 대형버스는 거의 매일 운행해야 되기 때문에 소형버스는 1호 차량 기사가 관리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기사를 더 보충해야 되지만 행정안전부의 인원 충원 승인도 받아야 되고, 충원한다고 해도 운행횟수가 많지 않을 것 같아 고민스러운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총장의 학내 운행 등과 관련해서는 “총장이 수행차량으로 이용하려 한 것이 아니라, 차량이 있기 때문에 이용했던 것 뿐”이라고 해명했으나, 사용은 인정하면서도 차량운행일지에는 기록하지 않았다.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정문. 사진/뉴스토마토
 
부여=김종연 기자 kimstomat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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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