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글로벌 IT기업 구글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지적에 따라 총 8개의 불공정약관을 수정하기로 했다. 이 중 4개 약관은 공정위의 시정 권고에 따라 이뤄졌고, 나머지 4개 약관은 자진 시정했다.
공정위는 구글이 제출한 불공정 약관 4개 조항의 시정안이 권고 취지에 맞게 수정됐고, 자진 시정하기로 한 4개 조항을 포함해 총 8개 유형 불공정 약관을 바로잡았다고 30일 밝혔다.
시정 전 약관들은 하나같이 소비자에게 불리한 내용들로 전 세계 공정경쟁 당국 중 구글에 약관 시정을 요구해 의미있는 결과를 도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구글은 오는 8월 수정된 약관을 홈페이지에 게시할 예정이다.
공정위 권고를 받아들여 시정하기로 한 4개 약관을 살펴보면 우선 그간 추상적이고 자의적이었던 구글과 유튜브 회원의 콘텐츠 이용 목적을 서비스의 운영·홍보·개선을 위해서만 사용하도록 약관을 개정했다. 또 2차적 저작물 생산과 양도, 서브라이센스 시에도 동일한 목적 내에서만 이용이 가능하다.
구글의 일방적인 콘텐츠 삭제나 계정해지, 서비스 중단 조항도 손질한다. 앞으로는 위법·유해한 콘텐츠가 게시된 경우에만 콘텐츠를 먼저 차단하거나 계정을 해지하고, 회원에게 해당 사실을 즉시 알리고 이의제기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이태휘 공정위 약관심사과장은 "구글의 우선적인 삭제를 허용한 이유는 뉴질랜드 총기테러영상, 음란물 등 사회적으로 악영향을 미치는 콘텐츠에 대해서는 신속한 삭제가 필요하다는 국제적 인식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서비스 변경이나 중단이 필요한 경우는 성능 개선, 불법적인 활동 방지 등으로 구체화하고, 회원에게 불리하게 변경·중단하는 경우에도 사전에 통지하도록 했다.
또 구글이 언제든 사전 통지 없이 약관을 변경한다는 내용의 조항도 변경된다. 공정위는 약관의 변경 내용이 고객에게 중대하거나 불리한 경우라면 그 내용을 충분히 알 수 있도록 사전 통지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시정된 약관에는 중대한 약관 변경이 있는 경우에는 사전에 통지하고 그로부터 30일 이후에 효력이 발생하도록 시정됐다. 다만 이용자에게 유리한 서비스 기능의 변경이나 법적인 사유로 인한 변경에 한해서는 즉시 발효되도록 규정했다.
마지막으로 이용자가 서비스를 가입할 때 구글이 약관 동의와 개인정보 수집 동의를 한 번에 받는 부분을 서비스 약관과 개인정보 수집 등에 관한 사항으로 구분하고, 이용자가 그 내용을 숙지하도록 각각의 동의를 받도록 수정했다. 공정위는 종전의 동의절차는 고객이 각각의 내용에 대한 숙지 없이 동의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외에 앞서 구글은 지난 3월 공정위 시정권고 발표 전 △과다한 개인정보 수집 조항 △회원이 콘텐츠를 삭제하더라도 회원의 콘텐츠를 사업자가 보유·이용할 수 있는 조항 △사업자의 포괄적 면책 조항 △부당한 재판관할 합의 조항 등 총 4개 조항에 대해 자진 시정안을 제출했다.
한편 공정위는 미국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기업 넷플릭스의 일부 약관에서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보고 해당 약관이 약관법 위반 혐의가 있는지 살펴볼 예정이다.
8개 불공정 약관조항. 표/공정거래위원회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