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 미국과 중국의 세계 패권 다툼이 무역분쟁으로 다시 불거졌다. 미국의 통상압박에 중국은 희토류 무기화까지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두 나라의 의존도가 높은 우리의 경우 6개월째 수출이 감소하는 등 직격타를 맞았다. 주가는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고, 환율은 1200원에 근접했다. 한국의 명운이 무역분쟁이 달렸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6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 금액에서 미국과 중국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3.8%로, 타 국가와 비교해 최대 6배 가까이 높다.
미·중 수출의 GDP 비중을 살펴보면 △일본 5.5% △인도네시아 3.5% △인도 2.5% △독일 6.2% 등으로 우리보다 훨씬 낮다.
전체 수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2%고 중국 비중은 26.8%에 이른다. 홍콩을 포함할 경우 중국 비중은 34.4%로, 전체의 3분의 1을 웃돈다. 중국발 리스크가 우리 경제가 타격을 줄 수밖에 없는 구조에 있다.
수출은 6개월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수출액은 지난해 12월(-1.2%)을 시작으로 1월(-5.8%), 2월(-11.1%), 3월(-8.3%), 4월(-2.0%), 5월(-9.4%)에 내리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미·중 갈등 심화와 중국 경기 둔화에 따른 반도체 단가 하락 등이 주된 요인으로 지목된다.
지난달 미국은 2000억달러어치의 중국산 수입품에 기존 10%에서 25%로 관세를 인상했고 중국도 맞불로 이달 1일부터 6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최대 25%의 보복관세를 부과했다. 미국이 추후 중국 관세 부과 대상을 5000억달러로 확대할 경우, 대중국 수출 피해는 최대 113억5000억달러(대중 수출의 약 7%)로 추산된다.
환율뿐 아니라 주식시장도 영향을 받고 있다. 미·중 갈등이 재부각된 지난달 17일 원달러 환율은 1195.7원(종가 기준)까지 치솟으며 1200원에 바짝 다가갔다. 위안화달러 상승에 따른 동조화 현상으로도 분석됐다. 주식시장에서 올 들어 5월까지 코스피 수익률은 0.03%로, 주요 20개국(G20) 중 19위에 그쳤다. 4월 미·중 무역협상 타결 임박 소식에 강세를 탔던 주가는 지난달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유엔 산하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위원회는 지난 5일 보고서를 통해 미 관세에 따른 중국 경제 성장세 둔화로 가장 악영향을 받을 국가로 한국을 꼽았다. 다만 혼란 속에서도 새 수출길을 열 수 있는 여건이 양호하다는 평가도 했다. 위기이자 기회라는 설명이다.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중국팀장은 "중국 시장 대응에 따라 우리 경제의 운명이 달라질 수 있다"며 "대중국 수출에서 비교우위에 있는 차세대 산업을 확보하고, 높은 대중 의존도를 여타 국가로 분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정하 기자 lj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