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더불어민주당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을지로위원회)'가 지난달 15일 '2019 민생바람' 출정식을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박홍근 의원이 위원장을 맡아 진두지휘한다. 425일간 이어진 파인텍 노동자들과 510일간 이어온 전주택시 노조의 장기 고공농성을 중재해 타결에 이르게 했고, 방송과 공연업계 등의 취약한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고용노동부가 특별근로감독에 들어가도록 했다. 복합쇼핑몰과 SSM(기업형 슈퍼마켓)의 입점을 제한하기 위해 신규입점시엔 '상권영향평가'를 실시하도록 시행령을 바꾸는 작업도 올해 하반기에 추진하기로 했다. 박 의원은 "이제는 입법을 통해 성과를 내야 한다"며 "을지로위가 제시한 10대 민생입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장인 박홍근 의원이 지난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박홍근 의원실
박홍근 의원은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현 정부 들어서서 을지로위원회가 다루고 있는 민생현안이 50여건이 넘는데 그중에서 20건 정도는 해결했다"며 "이제 남은 현안들은 입법을 통해 풀어야 한다"고 밝혔다. 남은 민생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최근 을지로위원회를 통해 10대 민생법안을 지정하고 국회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 중이다. 을지로위가 지정한 10대 민생법안은 △무분별한 복합쇼핑몰 방지법 △가맹점주 보호법 △대리점사업자 단체구성권법 △제로페이법 △중소기업·중소상인 및 을의 대항력 강화법 △기술탈취금지법 △건설기계노동자 노후보장 및 처우개선법 △특고노동자 고용보험법 △죽은채권 부활금지법 △택시노동자 월급제 관련법 등이다.
"6·7월 국회서 10대 민생입법 가시적인 성과내야"
박 의원은 10대 민생법안 통과를 위해 당 원내지도부와 각 상임위원회 간사, 시민단체 등과 소통하며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는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에게 10대 민생법안을 올해 조속히 처리해야될 법안으로 지정해 야당 원내대표들과 합의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제가 요구한 민생법안을 야당이 순수하게 받아들일 것 같지는 않지만 이 원내대표에게 법안심사 요구는 분명하게 해달라는 말씀을 드렸다"며 "이 법안들은 국회가 열리면 법안심사 목록에 바로 올리고 꼼꼼하고 치밀하게 다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법안을 담당하는 해당 상임위 위원장과 간사들에게도 조속한 법안심사를 독려했다. 내년 총선이 1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6월과 7월 국회를 통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 의원은 10대 민생법안 중에서도 무분별한 복합쇼핑몰 운영을 방지하기 위한 유통산업발전법과 소상공인의 간편결제 시스템 사용 활성화를 지원하는 제로페이법, 택시기사의 사납금제를 폐지하고 월급제로 전환하는 택시법 등을 시급히 처리해야될 법안으로 꼽았다.
무분별한 복합쇼핑몰 방지법(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에는 현재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에 적용 중인 월 2회 의무휴업 규제를 복합쇼핑몰과 면세점으로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지만, 국회 논의는 지지부진하다. 박 의원은 "대형마트는 그래도 의무휴일제라든가 영업시간 제한 등이 있지만 복합 쇼핑몰은 그런 제한이 없다"며 "개정안에는 상권영향평가를 하는 내용도 들어가 있기 때문에 유통산업발전법을 시급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이 제대로 논의되지 않는다면 하반기에 '상권영향평가'를 실시하도록 정부 시행령을 바꾸는 작업도 추진할 전망이다.
제로페이법(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의 경우에는 법이 개정되면 제로페이 사용분에 대해 소득공제율 40%를 적용받을 수 있지만 한국당의 반대로 법안 통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당 등 야당에선 제로페이의 이용률이 저조하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박 의원은 "과거에 신용카드를 정착시키는데 정부가 얼마나 막대한 지원을 했고, 또 시간이 얼마나 많이 걸렸느냐"며 반박했다. 그는 "지금 아무래도 경기가 불황이어서 지불 여력이 없는 중소상인들에게 제로페이가 큰 도움이 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우리 지역만 해도 마트 사장님에게 여쭤보니 카드 수수료 인하 조치로 한달에 70만원 정도 아끼고 있다고 한다. 분명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3월 사회적 대타협 기구를 통해서 합의했던 택시법(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의 국회 논의도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박 의원은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의원으로 택시법을 반드시 통과시키기 위해 교통소위원회로 소위를 옮겼지만 한국당의 반대에 막혀 법안심사 논의가 이뤄지지 못한 점에 대해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그는 "무엇보다 택시법은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서 합의한 법"이라며 "법안이 조속히 개정되서 사납금제를 폐지하고 완전 월급제가 보장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홍근 의원이 지난달 21일 서울 마포구 창비서교빌딩에서 열린 2019 민생바람 3차 현장방문 '화장품 자영업 살리기'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을지로위, 행정적 조치 통해 20건의 민생현안 해결"
을지로위는 여당의 지위를 확보하며 정부 부처와의 협조를 통해 행정적 조치로서 민생현안을 풀어나가고 있다. 박 의원은 민생현안 20건의 해결한 세가지 비결로 입법과 행정력, 현장을 꼽았다. 그는 "올해 2월부터 당정청 을지로민생현안회의를 통해 민생현안을 해결해나가고 있다"며 "야당일 때와 다르게 여당이 되고 나서 청와대와 정부의 힘을 빌려 불공정하고 잘못된 행위들을 바로 잡아나가고 있다. 이를 통해 우리당이 유능한 집권세력, 민생을 우선 챙기는 민생제일주의 정당으로서 거듭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을지로위를 정부기구로 격상시키려 했던 문재인 대통령 공약은 '옥상옥' 등의 지적이 나와 정부 기구화 하기보다는 그 취지를 달성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당정청 을지로민생현안회의는 이를 달성하기 위한 대체제로 볼 수 있다. 박 의원은 "회의에서 과제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점검하고, 현안에 해당하는 의원들이 회의 중간에 정부 부처 국장들과 회의를 열어서 보완 대책도 만들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민생현안 과제에서도 성과가 나오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홍근 의원(왼쪽)이 지난 1월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신문고 현판식에서 이해찬 대표와 을살리기 신문고에 꽃을 달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회에 대한 국민 신뢰 회복할 마지막 기회"
전임 원대대표단에서 야당과의 협상을 담당하는 원내수석부대표를 역임하기도 했던 박 의원은 최근 국회가 파행되고 있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한국당의 장외투쟁을 통해 문 대통령과 정부여당을 좌파독재로 규정하면서 국회 문을 닫아 놓고 있다"며 "9월부터 정기국회인데 이 사이에 각자 국민들에게 법안을 내놓고 서로 경쟁했으면 좋겠다. 국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민생을 우선적으로 챙기는 국회를 만드는 데 마지막 노력을 다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홍근 의원이 지난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인터뷰를 마친 뒤 사진 촬영에 임하고 있다. 사진/박주용 기자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