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리듬)정준영 증거인멸, 경찰이 제안…구조적 비리 재확인

담당 경찰, 변호사 검찰 송치…경찰 “범행 동기 알 수 없어”

입력 : 2019-06-13 오후 2:31:39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이른바 '몰카', 특수강간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가수 정준영씨에 대한 수사가 시작된 지난 3월, 경찰은 정씨의 혐의를 입증할 결정적 증거인 스마트폰 확보에 실패합니다.
 
정씨가 스마트폰 세개를 제출하면서, 몰카 동영상이 담긴 휴대전화를 초기화 시킨 겁니다. 명백한 증거인멸입니다. 사건이 불거지자 미국 촬영을 접고 귀국한 정씨는 '평생 반성하며 살겠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뒤로는 또 다른 범죄를 저지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범죄 방법을 가르쳐 준 사람은 다름 아닌 당시 사건 담당 경찰관이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민간 디지털포렌식센터에 정씨 휴대전화 복원 불가 확인서를 작성해달라고까지 했습니다.
 
성폭력 사건 수사는 통상 3~4개월 걸리지만 A씨는 수사 17일만에 정씨를 검찰로 송치했습니다. 경찰 스스로 수사를 방해한 겁니다. 정씨 변호를 맡았던 변호사도 증거인멸에 가담했습니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어제 정씨를 수사한 서울 성동경찰서 소속 경찰관 A씨를 직무유기 및 허위공문서 작성 등 혐의로 검찰에 넘겼습니다. 변호사 B씨도 증거인멸 등 혐의로 함께 송치했습니다.
 
경찰은 그러나 A씨가 어떤 대가를 받고 정씨의 범죄행위를 돕고 수사를 방해했는지에 대해서는 밝혀내지 못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전반적으로 혐의를 부인해서 범행동기를 명확히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버닝썬 사건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준 건, 유명 연예인이 포함된 범죄이기도 하지만 경찰과의 유착 정황이 짙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경찰은 경찰 유착에 대한 진상을 제대로 규명하지 못했습니다. 상대적으로 정씨 사건은 경찰 유착 의혹이 적었지만, 이번 수사로 경찰이 정씨 범죄에 적극 가담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스탠딩 : 버닝썬 수사가 핵심을 빗겨 갔다는 비판과 함께 이번 사건으로 경찰의 수사역량에까지 물음표가 찍히고 있습니다. 뉴스토마토 신태현입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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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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