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여야의 국회 정상화 협상이 결렬되면서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6월 임시국회 소집에 착수했다. 한국당이 패스트트랙 철회와 사과를 촉구하는 등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서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4당이 공동전선을 구축했다.
4당은 17일 오후 각각 의원총회 등을 열어 한국당을 제외한 6월 임시회를 소집하기로 결정했다. 바른당이 소집을 주도하고 민주당과 평화당, 정의당이 동참하는 형식이다. 국회 소집 요구는 재적 의원 4분의1(75명)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민주당은 개별적으로, 평화당과 정의당은 당론으로 바른당 오신환 원내대표가 추진하고 있는 국회 소집 요구안에 동참했다. 이에 따라 바른당과 평화당, 정의당 등 야3당은 국회 의안과에 6월 임시국회 소집 요구서를 제출했다.
민주당은 한국당을 제외하고서라도 국회를 열어야 한다는 입장을 강하게 표명했다. 이해찬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 참을 만큼 참았다"면서 "더 이상 국회를 방치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한국당이 요구한 '경제실정 청문회' 개최에 대해서도 수용할 수 없다고 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경제청문회는 사실상 민주당의 자존심을 내놓으란 이야기"라며 "협상의 예법을 벗어난 요구고, 무례한 요구"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한국당은 패스트트랙 법안의 철회와 사과를 요구하는 동시에 경제청문회를 시행해야 국회를 정상화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오늘 의원총회에서 나온 의원들의 의견은 국회를 비정상적으로 만든 날치기 패스트트랙에 대해 원천무효와 사과를 받아내야 한다는 것"이라며 "경제청문회 요구 역시 관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청문회 형식은 구애받지 말자"며 한발 물러선 모습을 보였다.
이번에 국회 소집 요구서가 제출돼 오는 20일부터 국회가 열리면 지난달 7일 임시국회 회기가 종료된 이후 42일 만에 국회가 가동되는 것이다. 다만 임시국회 의사일정을 잡기 위해서는 원내 교섭단체 간 협의가 필수다. 한국당 없이 임시국회를 열 수 있지만,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한 본회의 및 시정연설·교섭단체 대표 연설 등 의사일정을 잡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민주당과 바른당은 일단 각 상임위원회 소집이 가능하도록 임시국회를 개의해 둔 상태에서 한국당을 압박하겠다는 계획이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여전히 한국당이 참여하지 않으면 비정상적인 국회 운영이 될 수밖에 없다"며 "일단 국회 문을 열어놓고 진행되는 과정 속에서 계속 (한국당을) 설득하고 소통하겠다"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왼쪽)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