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9일 "조선반도(한반도) 문제와 관련한 대화와 협상에서 진전이 이룩되도록 공동 추동하겠다"며 "지역의 평화와 안정, 발전과 번영을 위해 적극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1일 방북에 앞서 한반도 비핵화 협상에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셈이다.
시 주석은 이날 북한 노동신문 1면에 실린 '중조(북중)친선을 계승하여 시대의 새로운 장을 계속 아로새기자' 기고문에서 "중국 측은 조선(북한) 측이 조선반도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하는 올바른 방향을 견지하는 것을 지지한다"며 "대화를 통해 조선 측의 합리적인 관심사를 해결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또한 "조선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과정을 추진하고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는 것은 두 나라의 발전상 요구와 두 나라 인민들의 공동리익에 부합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이런 움직임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이날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9 한반도 국제평화포럼' 토론에서 "북미 협상 정체국면에서 시 주석이 등판한 것"이라며 "이를 통해 새로운 불씨를 살리고 동력을 불어넣어 (대화를) 촉진하려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정부도 크게 나쁘지 않다는 반응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전날 기자들을 만나 "시 주석도 한반도 평화·비핵화를 위해 대화가 필요하다고 공개적으로 말한 바 있다"며 "대화 동력을 살리기 위해 북중 간 대화가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반면 북핵 문제 해결 과정에서 중국의 역할이 제한적이며, 시 주석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 하여금 미국과의 대화에 나서도록 설득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한편 시 주석은 자신의 방북이 전통적인 북중 친선관계의 새로운 장이 될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중국 최고지도자가 방북을 앞두고 북한 매체에 기고해 관련 입장을 밝힌 것은 이례적으로, 그 자체가 큰 메시지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 주석은 "지난 70년간 우리는 한 배를 타고 비바람을 헤치면서 꿋꿋이 전진해왔다"며 "두 나라 관계가 새로운 시대에 새로운 발전을 이룩하도록 추동함으로써 두 나라 인민들에게 더 큰 행복을 마련해주고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안정, 번영을 촉진할 수 있는 신심과 능력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를 위해 전략적 의사소통·교류와 실무단계에서의 협조를 강화해 북중관계 발전에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1일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북중 정상회담을 진행한다. 사진은 시 주석이 18일(현지시간) 중국 인민해방군 행사 참석자들과 악수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