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여야 3당 원내대표 간 합의로 풀리는 듯했던 국회 정상화가 자유한국당의 합의문 반대로 다시 난항에 빠졌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25일 재협상 의지를 밝혔지만 당내에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처리 조항 등에서 더 높은 수준의 합의안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향후 재협상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여한 후 기자들과 만나 "합의가 무효가 됐기 때문에 더불어민주당과 재협상을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의원 의견이 국민들의 의견이라 생각한다"며 "책임있는 여당으로서 조금 더 넓은 마음으로 재협상을 해야 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가 재협상을 언급했지만 당내 요구를 감안하면 재협상 과정이 만만치 않다. 여야 3당의 합의문이 한국당 의원총회에서 추인 받지 못 한 데에는 결국 패스트트랙 원천 무효 등을 주장한 다수 의원들의 목소리에 힘이 실렸기 때문이다. 패스트트랙 처리 조항에 대한 당내 의원들의 문제 제기는 이날도 계속됐다.
재협상에 나서는 나 원내대표의 위상이 흔들리면서 향후 협상 과정에서 운신의 폭이 좁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앞으로 정치력과 협상력이 약화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여기에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 특별법 처리와 회기내 추경 처리 등의 합의 문구도 향후 협상 과정에서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한국당이 '패스트트랙 원천 무효' 등 여당이 받아들이기 힘든 카드를 제시하면서 국회 정상화를 둘러싼 여야간 대치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새로운 협상이 가능할 것이라는 착각은 꿈도 꾸지 말라"며 한국당의 조건없는 국회 복귀를 촉구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사이버안보 365 정책토론회'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