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시중은행의 개인형 퇴직연금(IRP·Individual Retirement Pension) 수익률이 1년 새 두 배 가까이 뛰어오르는 등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주식시장 불황에 따른 펀드 수익률 감소 등의 영향으로 '예·적금 금리보다 못하다'는 오명을 받았던 퇴직연금은 은행의 적극적인 제도 개선 등에 힘입어 다시 상승하는 모습이다.
2019년도 2분기 은행권 퇴직연금 수익률 현황. 사진/은행연합회
15일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신한·국민·KEB하나·우리·농협·
기업은행(024110) 등 전국 6개 은행의 2분기 개인형 퇴직연금(IRP) 원리금보장상품과 비원리금 보장상품을 합친 단순평균 수익률은 1.48%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2분기 평균 수익률인 0.81%보다 0.67%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평균 수익률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1.75%)와 비교하면 여전히 낮지만, 최근 5년(2014년~2018년)간 평균 수익률인 1.42% 보다는 높다.
퇴직연금이란 근로자의 노후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회사나 개인이 퇴직급여 등을 은행 등 금융회사에 맡기고 운용하는 것으로, 회사가 운용하는 확정급여형(DB)과 근로자가 스스로 운용하는 확정기여형(DC), 개인이 자유롭게 운용하는 개인형 퇴직연금(IPR)으로 나뉜다. 이를 통해 퇴직 이후에도 안정된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목적이다.
하지만 그동안 퇴직연금 대부분의 자금이 채권형 펀드 등 원리금 보장상품에 치중한데다 비원리금 보장상품 또한 미국과 중국의 통상전쟁 등 글로벌 증시의 불확실성으로 수익률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 때문에 퇴직연금은 ‘예·적금 금리보다 못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올해 들어 금융지주 차원에서 퇴직연금 부서를 신설하고 수수료를 인하하는 등 경쟁력 강화에 나서면서 수익률도 올라가는 모습이다.
앞서
신한지주(055550)는 퇴직연금 사업부문 체제를 출범하며 이달부터 개인형 퇴직연금(IRP) 계좌에 수익이 발생하지 않은 경우 수수료를 면제하기로 했으며,
KB금융(105560)지주는 국민은행에서 운영 중인 퇴직연금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을 그룹으로 확대하고 퇴직연금 수익률 개선을 위해 계열사 간 시너지를 제고하기로 했다.
KEB하나은행은 연금고객 전용 플랫폼인 ‘하나연금통합포털’을 구축한 데 이어 IRP 수수료도 최대 95%까지 인하하기로 했으며, 우리은행은 고객별 수익률 관리를 위해 지난 12일 퇴직연금부 산하에 퇴직연금 자산관리센터를 신설했다.
이 결과 국내 퇴직연금 시장의 60%를 차지하는 확정급여형(DB) 퇴직연금 수익률은 1.48%로 지난해 2분기의 1.25%보다 늘었고, 확정기여형(DC)은 1.66%로 1년 전보다 0.35%포인트 확대됐다.
은행별로 보면 신한은행의 퇴직연금 수익률이 가장 좋았다. 올 2분기 신한은행의 IRP 수익률은 1.99%며, DB형과 DC형은 각각 1.62%, 1.83%로 조사됐다. IRP수익률은 신한은행과 KEB하나은행(1.62%)을 제외하곤 모두 1.3%대로 나왔다.
DB형의 경우 KEB하나(1.56%)·국민(1.54%)·우리(1.50%)·농협(1.41%)·기업은행(1.27%) 순으로 집계됐다. DC형은 국민은행(1.71%)에 이어 KEB하나은행과 기업은행이 각각 1.67%로 나왔으며, 우리은행과 농협은행은 각각 1.59%, 1.51%를 기록했다.
한편 퇴직연금 적립금도 확대됐다.
올해 2분기 기준 IRP 적립금은 14조6660억원으로 작년 2분기의 10조8175억원 대비 35.5% 뛰었고, DB형 적립금은 43조3648억원으로 1년 전의 38조8910억원 보다 11.5% 늘었다. 이밖에 DC형은 16.3% 오른 31조3034억원으로 나왔다.
퇴직연금 적립금이 가장 많은 은행은 신한은행으로 19조7820억원을 차지했으며, 뒤이어 국민은행(17조9616억원), 기업은행(14조4186억원), KEB하나은행(13조5168억원), 우리은행(12조7150억원), 농협은행(10조9402억원) 순이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