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강명연 기자] 기준금리 인하가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를 바꿀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늘어난 시중 유동성 자금이 부동산 시장에 몰릴 가능성이 있어서다. 당국의 규제 강화로 버티기 모드로 일관했던 일부 갭투자자들의 숨통이 트일 경우 또 한 번 시장이 들썩일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18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7월 셋째 주(7월15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 가격은 전주 대비 0.01% 상승하면서 3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 갔다. 여기에 기준금리 인하가 상승세에 불을 붙이는 요인이 될지 주목된다.
실제 기준금리 인하가 시장 활성화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보는 부동산 전문가들이 상당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1.5% 저금리와 1170조원(2년 미만 단기예금)에 달하는 부동자금이 부동산 시장에 기웃거리면서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낮은 이자비용과 유동성이 승수효과를 일으키며 가격 상승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반적인 경기 침체와 높은 가격 피로감을 감안할 때 거래량 증가를 동반하기 어려울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시장의 가격 상승 쪽에 무게를 뒀다. 고 원장은 "금리와 부동산 가격은 반대로 움직이는 역의관계"라며 "늘어난 유동성 자금이 은행금리보다 높은 이율을 쫓아 신규 분양시장과 오피스텔,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의 저금리 기조가 부동산 가격의 추가 하락을 저지하는 하방지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아가 일부는 기준금리 인하가 오히려 부동산시장 안정화 정책에 찬물을 끼얹은 격이라고 지적했다. 양지영 R&C 연구소 양지영 소장은 "최근 집값이 다시 상승세를 보이는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하반기 부동산 시장의 큰 변수 중 하나가 기준금리였다"고 운을 뗏다. 그러면서 그는 "기준금리 인하는 집값을 잡겠다는 정부의 의지와 엇박자를 내는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금리인하로 인한 가격 상승 영향이 생각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기준금리 0.25% 포인트 인하는 이미 예견된 일이고 시장에 선반영 됐다"며 "규제지역 내 9억원 넘는 주택에 대한 대출이 금지된 상황에서 금리가 낮아졌다고 주택시장이 살아나거나 가격이 오르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늘어난 유동성 자금 중 부동산 시장에 유입될 자금 규모는 크지 않다"며 "시장에서는 금리인하 효과보다 정부 규제정책이 더 큰 효과를 낸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1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의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강명연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