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우리 경제에 대해 "어려움 속에서도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외교안보 분야에 대해서도 "뚜렷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자신했다. 임기 반환점을 두 달여 앞둔 시점에서 그간의 성과를 확인하고 국정동력을 다시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선 다소 낙관적인 시각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고용동향'을 인용해 "정부는 국정의 제1목표를 일자리로 삼고 지난 2년 동안 줄기차게 노력해왔다"며 "그 결과 고용상황이 양과 질 모두 뚜렷하게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전년 같은 달 대비 45만명 이상 증가, 문재인정부 출범 이래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고용률은 61.4%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고, 실업률도 3.0%로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다.
다만 60세 이상의 취업자 수 증가폭이 39만명에 달해 전체 취업자 수 증가폭의 약 86%를 차지했고, 경제의 '허리' 역할을 하는 30·40대 취업자의 경우 23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노인일자리 사업 등 정부 재정 정책이 취업자 수를 끌어올려 일종의 '분식회계' 효과를 발휘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올해 연간 취업자 규모는 작년과 비교해 20만명 이상 늘어나 당초 목표치 15만명을 크게 넘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면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확대와 제조업 구조조정 등 어려운 여건과 환경 속에서 정부의 적극적 일자리 정책과 재정 정책이 만들어낸 소중한 성과"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정부는 앞으로도 적극적인 고용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해 나가겠다"면서 "내수 활력과 투자 활성화에도 총력을 기울여 민간 일자리 창출에 더욱 힘을 쏟겠다. 여전히 고용이 미흡한 연령대와 제조업 분야의 고용 문제를 해결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아울러 문 대통령은 "갈수록 확대되는 양극화와 소득 불평등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해온 가계소득을 늘리고 가처분 소득을 증가시키는 정책도 일관성을 갖고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며 기존의 소득주도성장 등의 흔들림없는 추진의지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 인상, 기초연금과 아동수당 확대 등의 정책효과로 근로소득과 이전소득이 늘어 올해 2분기에는 모든 분위의 가계소득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가장 저소득층인 1분위의 소득이 5분기 연속 감소세를 멈추고, 소폭이나마 증가한 것은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구조적 요인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정책적 노력이 거둔 의미있는 성과"라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물론 아직도 부족하다. 1분위의 소득을 더욱 높여 양극화와 소득불평등의 흐름을 바꾸지 않으면 안된다"며 "앞으로도 정부는 저소득층의 가계소득을 늘리는 정책을 한층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근로장려금 대폭 확대 △기초생활 보장제도 수급대상 확대 △국민취업지원제도 도입 및 시행 등의 계획을 밝혔다.
이외에도 문 대통령은 통일외교 분야와 관련해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한반도 질서에 우리의 미래가 있다"면서 "정부는 이를 위해 흔들림 없이 매진해왔고, 뚜렷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자신했다.
문 대통령은 "2018년 전까지만 해도 세계에서 전쟁 위험이 가장 높았던 한반도에 상상하기 어려웠던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며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 두 차례의 북미 정상회담, 지난 6월 남북미 정상 판문점 회동 등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모두 유례없는 일이고, 세계사적 사건"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도 변화는 계속되고 있다"면서 "곧 북미 실무 대화가 재개될 것이며, 남북미 정상 간의 변함없는 신뢰와 평화에 대한 의지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진전시키는 힘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는 그 역할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 한반도 평화 정착과 평화경제로 공동 번영의 미래를 당당하게 열어갈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이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다음 주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UN) 총회 참석을 알리고 "한반도 평화는 우리만의 과제가 아니라 지구상 마지막 냉전체제를 해체하는 세계사적 과제"라며 "국제사회가 함께할 때 한반도 평화는 더욱 굳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유엔 총회가 함께 만드는 한반도 평화를 위해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력을 높이는 계기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통해 북미 대화를 적극 지지하고 지원할 것"이라며 "튼튼한 한미동맹에 기초해 한미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한단계 더 발전시켜 나갈 방안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누고 지혜를 모을 그런 계기도 될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