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베트남 진출 기업 대부분이 중소기업이고 앞으로도 더 많은 중소기업이 진출할 예정이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이달 초 중소기업 대표단 20명과 베트남 하노이에 있는 베트남 상공회의소(VCCI)를 방문해 브티엔록 베트남 상의회장과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이 말했다. 그의 말처럼 베트남에 대한 국내 중소기업들의 관심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미 올 만한 기업들은 다 왔다'는 평가에도 '베트남 드림'을 꿈꾸는 기업들은 여전히 많다.
22일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베트남에 진출한 국내 중소기업 수는 7000~8000개로 추정된다. 국내 기업들의 베트남 진출은 최근 10년간 크게 증가했다. 지난 2009년 삼성전자가 하노이 인근 지역에 대규모 제조 기지를 만든 영향이 컸다. 삼성전자를 필두로 LG전자, 포스코 등 대기업들이 잇달아 산업단지를 구축하면서 그들의 협력사들도 베트남에 둥지를 트게 됐다. 여기에 2013년 베트남 정부가 외국기업의 베트남 투자를 허용하고, 2014년에는 한-베트남 자유무역협정(FTA)이 타결되면서 중소기업의 시장 진입이 가속화됐다.
자료/중소기업연구원
기업들이 베트남에 관심을 갖는 가장 큰 이유는 단연 낮은 생산비용이다. 싱가포르 대화은행(UOB)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베트남 최저임금은 월 180달러(약 21만원) 수준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임금 상승이 가파르게 진행됐다고는 해도 여전히 저렴한 편이다. 게다가 1억명에 가까운 인구의 평균 연령이 30대 초반에 불과하다. 이들은 향후 베트남의 소비 시장 성장을 이끌 원동력이기도 하다.
지리적 이점도 무시할 수 없다. 인도차이나 반도 동쪽에 남북으로 길게 위치한 베트남은 6억 아세안 시장의 관문으로도 꼽힌다. 중국, 인도 등으로도 진출이 가능한 거점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최근에는 미·중 무역분쟁의 반사 효과도 누렸다. 중국의 인건비가 상승하면서 '탈중국'을 고민하던 기업들은 미국의 제재 가능성이란 리스크 회피를 위해서도 베트남 진출을 진지하게 검토했다.
중기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섬유·봉제를 비롯한 제조업이 중심을 이뤘지만 최근에는 유통, 금융, 스타트업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 분야가 다양해지고 있다"며 "무조건적인 진출보다는 현지 사정을 잘 알아보고 신중하게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