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은별 기자] 남성 패션 시장에서 캐주얼 카테고리가 넓어지고 있다. 자신의 스타일을 찾는 밀레니얼 세대 고객과 젊은 옷차림을 선호하는 남성이 늘어나며 캐주얼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패션 업체들은 정장 브랜드 내에서 캐주얼 상품 비중을 늘리거나 남성 캐주얼 브랜드를 론칭하는 전략을 꾀하고 있다. 삼성물산의 대표 정장 브랜드 갤럭시는 지난 2010년도만 해도 슈트 비중이 70%, 캐주얼이 약 30%를 차지했으나 최근에는 캐주얼 비중이 60%, 슈트가 40%로 역전됐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40~50대 남성들도 옷을 잘 입으려는 수요가 있다 보니 캐주얼 의류를 다수 선택한다"라고 말했다.
신원도 남성 정장 브랜드 지이크와 파렌하이트에 캐주얼 제품을 확대했다. 아직까지 비중이 높지는 않지만 청바지, 맨투맨 등 SPA 브랜드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캐주얼 제품들이 판매된다.
한섬 타임옴므는 비즈니스 캐주얼 온라인 전용 라인에 이어 스포츠 캐주얼 라인을 출시하며 라인 확장에 나섰다. 남성의 옷차림이 실용적이고 유연해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남성 캐주얼 매장에서 손님이 옷을 고르고 있다. 사진/신세계백화점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8월 남성 캐주얼 브랜드만 모은 편집숍을 론칭했다. 패션 업계 불황이 지속되는 와중에도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남성 캐주얼 장르 신장률은 지난 2017년 11.9%, 지난해 15.8%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서는 남성들이 꾸밈에 관심을 두기 시작하고 젊어지려는 트렌드가 남성 캐주얼 군의 상승세로 이어졌다고 판단한다. 한 패션 업계 관계자는 "정장 브랜드의 주 고객인 40대 이상의 남성들이 젊어지려고 하는 '영 포티' 트렌드 등의 영향으로 캐주얼을 구매한다"라며 "직접 자신의 스타일대로 옷을 고르는 20대 남성들이 나이가 들어도 소비습관을 유지해 가며 꾸준한 캐주얼 구매로 이어지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남성복이 캐주얼화되는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섬유산업협회에 따르면 남성 패션시장 중 캐주얼복의 비중은 지난 2016년 33.3%에서 2017년 34.9%로, 지난해에는 36%로 늘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남성정장 시장은 지난 2016년 4조5816억원에서 2017년 4조2628억원으로, 지난해에는 4조2013억원으로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