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정부가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후 2주 가까이 고강도 방역활동을 벌여왔지만 겉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최대 양돈단지인 충청남도 지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의심신고가 발생했다는 점은 확진 여부를 떠나 한강을 넘어 전국 확산 기로에 선 셈이다.
충남 홍천서 아프리카 돼지열병 의심 신고가 접수돼 전국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29일 오후 인천 강화군 강화읍 거점소독소에서 경찰이 차량 유도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9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아프리카돼지열병 의심축 신고가 접수된 충남 홍성군은 324개 농가, 58만5000여마리의 돼지를 사육하는 국내 최대 축산단지다. 전국에서 돼지 사육두수가 가장 많은 만큼 큰 피해가 우려되는 지역이다.
문제는 충남지역이 확진 여부를 떠나 의심신고 만으로라도 인천과 경기, 강원에 걸쳐 형성돼 있는 중점 방역벨트가 뚫릴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 그간 정부가 전국 일시이동중지명령을 연장하고, 중점관리지역을 확대해 방역에 총력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충남 홍성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할 경우 국내 전체 사육두수인 1100만여마리 중 5분의 1에 해당하는 230만여마리를 사육하는 충남 역시 안전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의심신고가 접수된 해당 농장에선 돼지 4000마리를 키우고 있으며, 반경 500m 내에 12개 농가가 3만여 마리를 사육 중이다. 면적을 3㎞로 넓히면 돼지 사육두수가 8만6000마리에 달한다.
한강 이남 충청지역을 관통해 돼지열병이 전국적으로 퍼져나가면 살처분 마릿수도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되고, 이는 소비자물가에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이날 오전 기준으로 확진된 열병건은 9건으로 총 66농가의 9만5089마리가 살처분 대상이다. 방역당국은 현재 9만여마리중 절반 이상을 살처분 완료했다. 여기에 추가로 확진이 늘어나면 살처분 대상은 10만마리를 넘게 되는 셈이다. 이는 국내 전체 돼지의 1% 미만이지만 돼지고기 가격은 영향을 받게 된다. 실제 농촌경제연구원은 10월 평균 돼지 ㎏당 도매가격이 1년 전인 3911원보다 소폭 오른 4000∼4200원으로 전망했다. 연구원은 "가격 상승은 돼지 도축 마릿수 감소 때문"이라며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영향으로 가격 변동성이 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세종=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