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서울 중·고등학교 10곳 중 7곳은 꼭 교복을 입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90%가 넘는 학교에서 두발 길이 제한이 없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시교육청은 두발 및 복장 등 '학교 공론화' 중간 모니터링 결과를 1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 8월까지 전체 중·고등학교 701곳 중 69.3%(486곳)가 공론화 과정을 추진한 것으로 집계됐다. 오는 2월까지 추진하면 80.6%가 완료할 것으로 시교육청은 전망하고 있다. 영역별로 보면 ‘편안한 교복’에 대해서는 64.2%인 450곳이, 두발 상태에 대해서는 61.9%(434곳)가 추진했다.
공론화는 교복 규정을 완화하는 데 영향을 끼친 것으로 파악됐다. ‘기존교복개선+생활복’ 항목이 76.2%(343곳)로 가장 높았고, ‘기본 교복 개선’이 8.7%, 생활복이 3.3%, 자율화 0.6%였다. 그 결과 전체 학교에서도 기존교복과 생활복 중에서 선택하기로 결정한 곳이 416곳(59.3%)이었으며, 생활복 3.0%, 자율화 1.9%였다. 하의를 자율로 입거나 생활복과 체육복을 더하는 등 '기타' 항목도 10.3%였다.
이에 반해 내부 논의를 거친 학교들은 두발 영역에 대해서는 오히려 약간 보수적으로 돌아선 양상이었다. 전체 중고교의 94.7%는 두발 길이의 제한을 폐지해 작년보다 10%포인트 가량 올랐으며, 65.0%가 염색 허용, 72.2%가 파마 허용을 한데 반해, 공론화 중고교는 각각 93.8%, 58.3%, 68.2%로 집계됐다. 공론화를 거친 학교가 '두발 자유화' 비중을 깎은 결과가 나타난 것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부모와 교원, 심지어 학생까지도 '염색과 파마를 꼭 허용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좀 있는 것"이라며 "전체 학교가 오른 것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자유화 선언하고 공론화 정책을 발표한 영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론화에서 학생 의견 반영비율을 보면, 3분의 1 반영한 학교가 52.3%로 가장 많았고, 절반 이상 반영한 학교는 44.7%로 나타났다.
조 교육감은 "학교 공론화는 다소 복잡하고 힘든 과정이었으나, 학생은 물론 학부모·교원 모두 성숙한 민주시민으로서의 능력·자질을 보여줬다"면서 "기존 교육 3주체가 모인 민주적인 의사결정 과정에 숙의와 학생 참여 보장이 더해져 더 가치가 크다"고 말했다.
지난 1월16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서울시교육청 브리핑룸에서 '편안한 교복 공론화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