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무상교복' 대신에 서울교육바우처(가칭)를 학생에게 지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조 교육감은 23일 오전 서울시의회에 제공한 입장 자료에서 "기본소득의 아이디어를 차용해 보편적으로 모든 학생들에게 지급하되, 중·고교 입학생에게 1회에 한해 시행하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용처는 교복으로 한정하지 않고, 학업 관련한 모든 사항 또는 아예 제한을 두지 않거나 30만원을 기준로 할 때 절반씩 교복과 이외 용도로 사용하게 하는 방안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입장문이 나온 이유는 서울시교육청의 '편안한 교복'·'탈교복' 정책과 서울시의 무상교복 정책이 충돌하기 때문이다. 서울시의회는 중학교 1학년과 고등학교 1학년에게 교복을 무상 지급하는 조례를 준비 중이며, 박원순 서울시장도 지난달 26일 무상교복 추진 의향을 밝혔다. 조 교육감도 당시에는 긍정적이었으나, 예산 분담 문제와 일선 현장의 정책 혼선 우려가 제기되자 지난 18일 기자간담회 때 유예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한발 물러선 바 있다.
이번 자료에서도 조 교육감은 "편안한 교복 공론화가 진행 중인 이 시기에 무상교복을 채택한다면, 지금 입고 있는 교복을 계속 유지하거나 탈교복이라는 선택을 뒤집게 해 학교 현장이 혼란스러워질 것"이라며 지원 형평성 문제, 자원 재활용 및 공유에 대한 역행 개연성도 예상되는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이어 "오는 2020년은 무상급식·무상교육 등으로 예산제약이 대단히 심한 상태라, 예컨대 2021년 등 시간을 갖고 면밀한 검토를 하는 게 좋겠다"며 "‘교복의 무상복지화’와 ‘교복의 자유화’ 간에 어떤 관계가 좋은 것인지에 대한 검토 등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교육바우처 방식은 기자간담회 당시 무상교복 대신 제시한 '현금 30만원'에서 지급 방식이 바뀐 형태다.
지난 18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서울 송파구 서울체육고등학교를 방문해 제100회 전국체육대회에 출전하는 학생 선수들을 격려하며 점심을 먹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