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은별 기자] 무인 스터디 카페, 코인세탁업, 키즈 카페....
예비창업자들이 해마다 찾는 프랜차이즈서울 박람회에는 올해도 2만명이 훌쩍 넘는 인원이 방문했다. 창업 트렌드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이 박람회의 모습은 지난해와 사뭇 달랐다. 입구에서부터 시식과 시음을 권하던 외식업체는 가장자리로 밀려났고 중앙을 비외식 업체들이 차지하고 있었다.
외식업이 본격적으로 하락세에 접어들었다는 점을 짐작하게 한다. 실제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2019년 10월 외식산업 통계'에 따르면 외식산업 경기전망지수는 지난 2014년 71.91에서 올해 2분기 기준 65.08까지 하락했다. 이 지수는 50~150 사이로 측정되며 100이하가 '위축'을 의미하기 때문에 외식산업 경기 전망이 악화됐다고 해석할 수 있다.
산업이 하락 국면에 접어든 가장 큰 이유로는 유행을 좇는 무차별적인 베끼기 창업을 꼽을 수 있다. 대왕카스테라, 스몰비어, 벌꿀 아이스크림 등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외식 아이템 하나가 성공하면 비슷한 콘셉트를 가진 외식 가맹점들이 우후죽순 생겨난다. 유사 브랜드는 유행에 취약하고 메뉴 자체에 대한 품질을 떨어트려 쉽게 폐업으로 이어지며 결국 산업에 악영향을 미친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따르면 2~3년 전 유행했던 인기 업종의 유사 브랜드들은 자취를 감추거나 매장 수가 반 토막났다.
성급하게 가맹점을 확장하는 행위도 외식업 리스크를 높인다. 직영점 운영은 소비자와의 접점을 높이고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어 필수적이다. 한국개발연구원에 따르면 직영점이 없는 브랜드 업종은 외식업이 60.8%로 가장 높다. 즉, 외식업에서 무분별한 가맹점 확대로 인한 문제가 발생할 확률이 가장 높다는 것이다. 이번 박람회에 참가한 대부분 매장도 직영점은 1~3곳 정도에 불과했으며 A 브랜드의 경우 가맹점은 200개인데 직영점은 한곳에 불과했다.
최근 외식업에서는 '흑당'이 유행이다. 곳곳에서 흑당 식음료 매장이 크게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아직까지 인기가 식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나 언제 제2의 대왕카스테라, 벌꿀 아이스크림이 될지 모른다. 진정한 브랜드 파워를 가진 외식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무분별적인 베끼기보다 아이템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직영점의 충분한 운영을 통해 가맹점에서도 소비자에게 우수한 동질의 상품을 제공해야 한다. 고민 없이 외식업에 뛰어들고 폐업해 최저임금 탓만 할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외식업의 본질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