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은별 기자] 신동빈 롯데 회장이 17일 열린 '국정농단 뇌물' 공여 혐의 등 상고심 선고에서 징역 2년6월·집행유예 4년의 원심 판결을 확정받으며 롯데그룹이 오랜 기간 겪어온 법정리스크를 해소하게 됐다. 이에 따라 롯데그룹의 경영이 정상화되고 신 회장의 2심 판결 이후 예고한 해외 사업, 공격적 투자 행보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롯데타워 모습. 사진/뉴시스
우선 이번 판결로 신 회장이 경영 일선에 복귀한 이후 속도를 내 온 지주사 체제 완성이 가까워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주사 전환의 마침표로 불리는 호텔롯데 상장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호텔롯데에는 일본 롯데 지분이 큰 비중을 차지해 롯데지주가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이행하려면 호텔롯데의 상장 및 합병이 필수적이다. 앞서 신 회장은 복귀 이후 롯데카드, 롯데손보, 롯데캐피탈 등 금융 계열사 매각으로 공정거래법 금산분리 요건을 만족시켰으며 주요 계열사 간 인수합병을 통해 순환출자고리를 해소했다.
신 회장이 2심 이후 제시했던 5개년 투자와 고용 계획, 해외 사업도 안정 궤도에 올라설 전망이다. 롯데는 지난 10월 신 회장의 2심 판결 이후 5년간 50조원을 투자하고 7만명을 고용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유통 부문과 화학 부문을 중심으로 미래 먹거리를 견인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올해만 12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으며 지난 5월에는 신 회장이 직접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 투자 확대 및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누는 신동빈 회장. 사진/뉴시스
관세청이 결정할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의 특허 취소 여부가 여전히 남아있지만 실제 취소 가능성은 낮게 점쳐진다. 대법원이 신규 특허를 받기 위해 뇌물을 준 혐의에 대해서는 줄곧 유죄로 판단했지만 특허 취득 과정에서는 큰 문제가 없었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신 회장의 2심 항소심 판결문에도 '롯데면세점 재취득과 관련, 관계 공무원들이 직무 집행을 하는 데 있어 부당하게 직무 집행을 하거나 공무원이 롯데면세점에 유리하게 편의를 제공했다는 증거는 없다'라고 언급됐다.
신동빈 롯데 회장. 사진/뉴시스
롯데그룹은 신 회장의 선고에 한숨 돌리는 분위기다. 앞서 지난 8월29일 열린 국정농단 사건 상고심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2심 판결이 파기환송돼 일각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 정권 강요 여부'가 쟁점이 되는 신 회장의 재판도 부정적인 영향이 있지 않겠냐는 관측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롯데그룹 측은 신 회장의 선고 직후 "그동안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라며 "국가와 사회에 기여해 신뢰받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같은 날 진행된 신 명예회장 등 롯데 일가 상고심에서도 대법원은 원심 판결을 유지했다. 채정병 전 롯데카드 대표,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 등 롯데 전·현진 임원들도 무죄가 확정됐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