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이른바 '스펙' 보강 차원에서 참여도 하지 않은 논문에 자녀를 공저자로 이름을 올린 대학 교수들이 또다시 대거 적발됐다. 일부는 이런 부정 논문을 입시에 활용하기도 했다.
교육부는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연 제14차 교육신뢰회복추진단 회의에서 미성년 공저자 논문 등 관련 특별감사·사안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강릉원주대·강원대·경북대·국민대·경상대·단국대·부산대·서울대·서울시립대·성균관대·세종대·연세대·전남대·전북대·중앙대·한국교원대 등 15곳이다. 이 중 미성년자가 논문을 작성해 연구부정 판정을 받은 대학은 7곳, 교수는 11명이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14차 교육신뢰회복추진단 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교육부
교육부에 따르면 서울대 A교수는 자녀를 논문의 공저자로 등록해 지난 2015학년도 강원대학교 수의학과 편입학에 활용하고 2019학년도 서울대 수의학과 대학원 입학 과정에 관여했으며, 조카의 서울대 대학원 입학에 관여한 혐의와 연구비를 부정사용한 의혹이 있다. 교육부는 이 사건을 수사의뢰하고 강원대에 해당 학생의 입학 취소 처분을 요청키로 했다.
전북대 B교수는 자녀 2명이 작성한 논문을 2015학년도와 2016학년도 전북대 입학에 활용해 자녀의 입학이 취소하고, 자신은 직위해체 심의를 받고 있다. 또 성균관대 C교수는 2011년도 당시 중학교 1학년 자녀를 자신의 프로시딩에 허위로 등재한 사실이 밝혀져, 대학으로부터 해임 처분을 받은 바 있다.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4차 교육신뢰회복추진단 회의가 열리고 있다. 사진/교육부
그런가 하면 경북대와 부산대는 이번 감사 이전, 미성년 자녀 논문이 없었다고 허위보고했고, 세종대는 미성년 공저자 논문 실태조사를 일부러 실시하지 않아 논문 8건이 누락됐다.
이번 특별감사에서는 모두 115건의 미성년 논문이 추가 확인돼, 감사 대상이 아닌 대학에도 추가 조사를 실시해 30개 대학으로부터 미성년 논문 130건을 추가 제출받았다. 교육부는 추가 확인된 논문에 대해 '부당한 저자표시' 검증을 진행하고 교원 징계, 대입활용 여부 등을 조사해 후속 조치할 계획이다.
아울러 국가공무원법과 사립학교법에서 연구부정 행위의 징계 시효가 3년밖에 되지 않아 교육부는 시효를 5년 이상으로 연장하기 위해 대학과 학계 의견을 수렴해 법령 개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금품 비위 징계 시효가 5년, 성비위는 10년이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감사 결과, 국민이 요구하는 공정·정의에 부합하는 연구윤리 확립을 위해 대학이 더욱 책무성을 가지고 낡은 관행 타파에 노력할 필요성이 확인됐다”며 "교육부는 미성년 공저자 논문 연구부정 검증과 연구부정행위로 판정된 논문에 대한 후속조치를 어떤 예외도 두지 않고 끝까지 엄정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14차 교육신뢰회복추진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교육부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