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대학입시에서 정시 비중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조국 사태를 거치면서 입시 불공정 문제가 불거진 데 따른 조치다. 당초 정시 확대에 부정적이던 교육부도 문 대통령 발언 직후 정시 비중 확대를 포함한 대학입시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을 내달 중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연설에서 "국민들께서 가장 가슴 아파하는 것이 교육에서의 불공정"이라며 "정시 비중 상향을 포함한 '입시제도 개편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대입에서의 정시 비중 확대를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자 교육부는 "학생부종합전형 실태조사 결과 및 유관기관의 의견수렴을 거쳐 정시 비중 상향을 포함한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을 11월에 발표할 계획"이라고 입장을 냈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문 대통령이 밝힌 '정시 비중 상향' 대상은 서울 상위권 대학이 될 전망이다. 교육부도 "그동안 학생부종합전형 비율의 쏠림이 심각한 대학들, 특히 서울 소재 일부 대학에 대해서는 정시 수능 위주 전형 비율이 확대될 수 있도록 협의해 왔다"며 "당정청도 이러한 상황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협의를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문 대통령의 발언에 담긴 '정시 비중 상향'이라는 의미가 일률적인 비율 확대 차원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조승래 의원은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학생부종합전형 비교과영역을 사실상 드러내다시피 하면 (대학입시 전형에서) 학생부 교과영역과 수능 점수만 남는다"며 "그렇게 되면 서울대를 비롯한 서울권 주요 대학이 학생부 선발보다는 수능 선발로 비중이 옮겨갈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당과 일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선 정시 비중 자체를 50% 이상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욱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통해 대학입시 정책 개편 관련 '정시확대 50%'를 당론으로 채택했다. 민주당 김병욱 의원도 "수능이라는 공정한 시험을 통한 선발 비중을 50% 이상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22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시 50% 이상 확대'를 주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