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는 28일 지난주 방일 기간 이루어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회담에 대해 "일본의 태도가 변하지 않은 것도 있고 약간의 변화 기미가 엿보이는 것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일본 방문 성과를 묻는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의 질문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이 총리는 "변화 기미는 더 소중하게 관리해갈 필요가 있다고 보고 변하지 않은 것은 양국 간 입장 차이에서 기인하는 것도 있을 테니 그것은 지혜를 짜내가면서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 총리는 지난 22~24일 나루히토 일왕 즉위 의식 참석을 계기로 아베 총리와의 회담, 정·재계 인사 면담, 일반시민 접촉 등 다양한 일정을 소화하고 돌아왔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28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아베 총리의 태도에서도 약간의 변화 가능성을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이 총리는 "아베 총리가 '한일관계가 매우 엄중한 상황에 놓여있다. 이 상태를 방치해선 안 된다. 양국 외교 당국 간 의사소통, 민간과 청소년, 경제, 지방자치단체의 교류가 지속돼야 한다'고 말했다"며 "그 중에서 저는 약간의 변화 가능성을 읽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베 총리는) '한일관계가 엄중해진 이유가 한국 측에 있기 때문에 해결의 계기도 한국에서 만들라'고 했다"며 "(이는) 지금까지와 일관된 입장이다. 그에 대해서는 '양국의 입장 차이를 서로 지혜를 짜나가면서 해결해 가자'는 말씀을 드렸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가 향후 전개될 세계무역기구(WTO) 협상에서 '개발도상국' 특혜를 주장하지 않기로 한 것과 관련해선 "농민 지원 등 대책 마련을 위한 민관협의체 구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농업에 생길 피해, 농민 걱정을 감안해 앞으로 민관협의체 같은 것을 함께 구성해 우리 농업 체질을 강화하고 차제에 경쟁력을 높여 선진화될 전환기를 만들어야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513조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재정을 운영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내년도 확장적 재정 운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내년도 예산안의 법정시한(12월2일) 내 처리를 당부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당은 '선거용 선심성 예산' '통계 왜곡용 가짜 일자리 예산'이라고 비판하며 일자리·복지·통일 사업 등의 대폭 삭감을 예고했다.
이런 가운데 국회예산정책처는 이날 '2020년도 예산안 토론회'에서 국가 재정건전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김일권 예산처 예산분석실장은 "재정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국가채무 증가 속도와 인구구조를 고려해야 한다"며 "고령사회 진입에 따른 세수 감소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바른미래당 정운천 의원이 28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이낙연 국무총리 등 국무위원들에게 질의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