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북한은 지난 11일 금강산 관광지구 내 남측 시설 철거에 대한 최후통첩을 보냈지만 남측 당국이 침묵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금강산 관광지구 개발에 남측이 끼어들 자리는 없다"고 강조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5일 '금강산은 북과 남의 공유물이 아니다'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우리는 11일 남조선 당국이 부질없는 주장을 계속 고집한다면 시설철거를 포기한 것으로 간주하고 일방적으로 철거를 단행하는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최후통첩을 보냈다"며 이같이 밝혔다.
통일부가 지난 10월29일 금강산관광지구 내 남측 시설 현황 일부를 공개했다. 사진은 2005년 4월 개관한 구룡빌리지. 사진/뉴시스
통신은 "낡은 것이 자리를 내야 새 것이 들어앉을수 있는 법"이라며 "우리가 남측 시설 철거 문제와 관련해 여러 차례나 명백히 알아들을 수 있도록 통지한 것은 금강산 관광지구를 우리 인민의 지향과 요구에 맞게, 명산의 아름다움에 어울리게 새롭게 개발하는 데서 기존의 낡은 시설물부터 처리하는 것이 첫 공정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런 취지를 명백히 알아들을 수 있게 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남조선 당국은 귀머거리 흉내에 생주정까지 하며 우리 요구에 응해나서지 않고 있다"며 "외래어도 아닌 우리 말로 명명백백하게 각인시켰음에도 불구하고 남조선 당국은 '깊이있는 논의'니, '공동점검단의 방문 필요'니 하고 오리발을 내밀었다"고 비판했다.
또한 통신은 남측이 금강산 시설 철거 방식과 관련해 보낸 대북통지문에 대해 "10월29일과 11월6일 우리의 확고한 의사를 거듭 명백하게 통지해주었다"며 “시간표가 정해진 상황에서 우리는 언제까지 통지문만 주거니 받거니하면서 허송세월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새로운 금강산 관광문화지구 개발 문제는 남조선 당국이 전혀 상관할 바가 아니며 이미 그럴 자격을 상실했다"면서 "우리의 금강산을 민족 앞에, 후대들 앞에 우리가 주인이 돼 우리가 책임지고 우리 식으로 세계적인 문화관광지로 보란듯이 훌륭하게 개발할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한편 통신은 이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완공을 앞둔 평안남도 양덕군 온천관광지구 건설장을 방문해 현지지도를 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의 양덕군 온천관광지구 현지지도 보도는 올해 들어서만 네 번째다.
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준공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돼 가는 것을 칭찬하면서 "사소한 부족도 안된다"며 스키장 주로폭 확장, 달걀 조미료 벽장 설치, 온천 욕조 소독 문제 등 세부적인 문제들도 일일이 지시했다. 또한 이 일대에 골프장을 설치하는 등 휴양·레저 복합단지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번 현지지도에는 대남사업을 담당하는 장금철 노동당 통일전선부장도 동행해 눈길을 끌었다. 장 부장은 지난달 23일 보도된 금강산관광지구 시찰에도 동행했다. 이는 북한이 관광산업을 전략적으로 발전시키고, 남측도 주요 고객으로 삼겠다는 뜻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양덕온천문화휴양지건설장을 현지지도 했다고 15일 보도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