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중국 상하이 소재 글로벌 게임 개발사인 픽셀매틱은 개발 중인 게임 '인피니트 플리트(Infinite Fleet)'에 블록체인과 암호화 기술 접목을 시도하고 있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제이슨 리 픽셀매틱 최고개발책임자(CCO)는 암호화 기술을 활용한 토큰 이코노미가 이용자들이 게임을 즐기는 데 다양한 장점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3일 서울 논현동 후오비 블록체인 커피하우스에서 만난 리 CCO는 인피니트 플리트에 대해서 "블록체인 게임은 아니지만 게임 내에서 블록체인과 암호화 기술을 활용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게임 내 아이템을 교환하고 거래 신뢰성을 확보하는 등 다양한 장점을 확보, 이용자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픽셀매틱이 개발하고 있는 인피니트 플리트는 스타워즈와 같은 우주공간을 배경으로 플레이어들이 외계와의 전쟁을 겪으며 문명을 건설하는 MMO(다중접속온라인) 전략게임이다. 리 CCO는 "게임 이용자들이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소통하고 협업하면서 직접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게 특징"이라며 "지난달 마케팅 캠페인을 시작했고 내년 프리프로덕션 단계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오는 2022년 정식 출시를 목표로 개발에 들어간다는 설명이다.
제이슨 리 픽셀매틱 CCO. 사진/안창현 기자
이 게임에 도입하는 블록체인과 암호화 기술의 장점에 대해 그는 "대부분의 MMO 게임에서 유저들은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게임을 하게 되지만, 정작 게임을 떠나게 되면 그동안의 투자는 무용지물"이라며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면 자신의 아이템을 다른 유저들과 손쉽게 거래할 수 있다"고 했다. 또 "거래되는 아이템들에 기존 유저들의 이력이 모두 남게 되면서 게임 세계 내에서 또다른 즐거움을 얻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픽셀매틱은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 블록체인 개발회사 블록스트림과 긴밀히 협업하고 있다. 블록스트림의 최고전략책임자(CSO)인 샘슨 모우가 픽셀매틱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이다. 블록스트림이 개발한 리퀴드 네트워크 기술도 픽셀매틱 게임에 도입될 예정이다. 리퀴드 네트워크는 비트코인을 기반으로 별도의 사이드체인을 구성해 비트코인 블록체인의 수정 없이도 다양한 기능 추가가 가능한 기술이다. 리 CCO는 "게임 플랫폼을 리퀴드 네트워크와 접목, 처리속도를 높일 수 있는 라이트닝 기술까지 활용하는 방안을 블록스트림과 개발 중"이라며 "게임을 통해서 이용자들이 비트코인 지갑을 활용하는 등 암호화폐 생태계에 익숙해지는 효과도 기대한다"고 말했다.
픽셀매틱이 개발하고 있는 '인피니트 플리트' 콘셉트 아트. 사진/픽셀매틱
한국에서는 암호화폐가 사행성을 부추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 블록체인 기술 적용이 더디다. 그는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고 캐나다나 미국 등에서도 레벨업을 하거나 아이템을 거래하며 도박성 구조를 띄는 게임들이 적지 않다"며 "인피니트 플리트는 게임 내 다양한 이벤트에 참여하면 토큰을 공짜로 받을 수 있고, 이를 게임 내에서 사용하는 형태로 개발된다"고 언급했다. 오히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면 기존 게임에서 아이템을 거래하며 발생할 수 있는 사기를 막고 이용자들을 보호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리 CCO는 지난 4월 픽셀매틱에 합류하기 전 마이크로소프트가 출시한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4' 개발에 참여하는 등 캐나다 밴쿠버에 있는 게임회사 레릭에서 13년 이상 게임 개발을 해왔다. 그는 "게임 분야의 특성상 암호화 기반 토큰 이코노미가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며 "메인스트림의 규모가 큰 회사들은 리스크 때문에 실행하기 힘들지만, 새로운 도전에 임한다는 생각에서 블록체인 기술 적용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