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펀더멘탈이 사라진 글로벌 증시

입력 : 2019-12-06 오전 6:00:00
“우리 모두 ‘파블로프의 개’가 된 것 같다.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언론 보도에 시장이 이 정도로 민감하게 반응할 줄 몰랐다. 무역협상 관련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주가가 오르거나 떨어지고 있다.”
 
닐 드와니 알리안츠 글로벌인베스터 글로벌 전략가는 최근 뉴욕증시의 움직임에 이같이 평가했다. 시장이 헤드라인 뉴스에 따라 오르거나 내리는 움직임이 너무 과격하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을 포함한 주요 외신들은 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합의가 가까워졌다고 보도했다. 철회할 관세의 규모에 대한 합의에 근접했으며,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구매 보장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뉴욕증시와 유럽증시는 일제히 상승했다. 유럽 주요 국가들의 증시가 강세를 기록했고, 다우존스지수도 150포인트가량 올랐다. 전날 하락세가 나온지 단 하루만의 변화다. 하루 전만 해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합의가 대선 이후가 될 수 있다며 데드라인(시한)은 없다고 강조한 영향으로 주가가 하락했다.
 
반면에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ADP 전미고용보고서에 따르면 11월 민간부문의 고용증가는 6만7000명이었다. 이는 시장이 예상했던 15만명 증가의 절반도 되지 않는 결과였다.
 
글로벌 경제와 증시를 이끌고 있는 미국이 지금까지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탄탄한 고용 덕분이다. 4%가 되지 않는 실업률로 인해 개인소비가 이어질 수 있었고, 이는 미국 기업들에게 깜짝실적이라는 결과를 만들어 주었다. 고용을 기반으로 한 내수가 바탕이 돼 3분기 실적을 발표한 기업의 절반 이상이 월가의 전망을 뛰어넘는 결과로 이어졌던 것 이다.
 
즉, 현재 뉴욕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는 펀더멘탈이 아닌 무역이슈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무역분쟁 이슈에 대한 조건반사로 증시가 움직이자 이를 분석하는 애널리스트도, 소식을 전하는 기자들도 편해졌다.
 
증시의 기반은 누가 뭐래도 펀더멘탈이다. 기업들의 실적을 기반으로 회사 가치를 평가받고 주가가 움직이는 것이 본질이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합의가 장기적으로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은 인정하나, 기본적인 펀더멘탈을 무시하게 된 지금 시장의 모습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신항섭 증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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