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김기현 비리, 하명수사 없었다…일부 언론의 허위보도"

"지소미아 논란 때도 마찬가지…수사 결과 나오면 밝혀질 것"

입력 : 2019-12-05 오후 4:59:38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5일 청와대가 김기현 전 울산시장 관련 첩보의 제보자를 밝히지 않은 것이 '하명수사' 의혹을 키우는 것 아니냐는 일부 언론의 주장에 대해 "불법을 저지르지 않았다고 비난하고 있는 것"이라며 "제보자 동의 없이 신분을 밝혔다면 언론은 과연 어떻게 보도를 했을까"라고 반문했다.
 
윤 수석은 이날 오후 춘추관 브리핑에서 "제보자가 누구인지 본인의 동의 없이 밝혀서는 안 된다. 만일 제보자가 누구인지 밝혔다면 그건 불법이 될 수도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지난 9월3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청문보고서 재송부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앞서 전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김기현 첩보관련 청와대 자체조사 결과를 공개하고 '첩보는 외부에서 온 제보를 요약 정리해서 경찰청에 이첩했다', '고인이 된 동부지검 수사관은 작년 1월 고래고기 사건 업무로 울산에 내려갔던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첩보 이첩과정과 사망한 수사관이 작성한 고래고기 관련 보고문서를 공개했다. 다만 첩보의 제보자는 끝내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문제의 제보자가 송철호 현 울산시장의 선거 캠프에 몸담았던 송병기 부시장이란 사실이 알려지면 논란이 커졌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조사 내용은 확정됐고 숨기지 않았다. 있는 그대로 조사된 그대로 밝혔다"면서 "제보자가 누군지 밝힐수 없다는 것은 본인의 동의 없이 밝힐 수 없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었다"고 강변했다.
 
윤 수석도 "어제 고 대변인의 청와대 조사 결과 발표는 조사된 내용 그대로 밝힌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의 청와대가 거짓을 사실처럼 발표하지는 않는다"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그는 일부 언론의 보도에 유감을 나타냈다. 우선 '조선일보'의 5일 "이광철 청 비서관, 숨진 별동대원에게 유재수 수사 정보 집요하게 요구"라는 보도를 겨냥해 "자유한국당 (곽상도) 의원의 주장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제목으로 뽑아서 보도했다"며 "아무런 근거도 없는 주장을 사실 확인 없이 그대로 보도했다. 언론의 횡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어느 언론은 청와대가 경찰청에 이첩한 제보에 '야당 의원 4명의 이름이 포함돼 있다'고 역시 제목으로 뽑아서 보도했다"면서 "도대체 무슨 근거로 그런 보도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그 제보에 그런 내용은 전혀 없다. 전형적인 허위 조작 보도"라고 질타했다.
 
윤 수석은 일부 언론들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지소미아)' 논란에서 우리가 아닌 일본 측 입장을 사실상 대변했던 것을 상기시키고 "우리 언론은 일본 측 주장이 사실인 것처럼 보도했지만 결과는 어땠는가"라며 "청와대 발표가 사실인지, 일부 언론의 추측 보도가 사실인지, 머지않아 수사 결과가 나오면 밝혀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편 이광철 민정비서관도 한국당 곽상도 의원의 주장과 조선일보의 보도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단연코 사실이 아니다"며 "사실과 다른 허구적 주장을 제보라는 이름을 달아 유포하면서 고인의 비극적 선택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곽 의원에 심히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 비서관은 "이번 사안은 고인의 부재를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매우 저열한 행위로서 최소한의 금도를 넘어선 것"이라며 "곽 의원의 주장을 포함해 향후 고인의 비극적 사태를 이용해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이를 저와 연결시키려는 시도에 대해서는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것임을 단호히 밝혀둔다"고 경고했다.
 
이광철 변호사가 지난 2016년 12월8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국가정보원의 민간인 사찰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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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