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사모투자펀드 운용사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가 국내 1위 모바일 중고마켓 ‘번개장터’를 운영하는 번개장터주식회사의 경영권을 인수하고, 신임 대표이사로 이재후 전 티몬 대표이사(사진)를 선임했다고 16일 밝혔다.
사진/번개장터
프랙시스캐피탈은 이번 딜을 통해 번개장터 창업자 장원귀 전 대표이사와 기존 벤처투자자의 주식을 매입해 번개장터의 경영권을 확보했다. 이 신임 대표와 프랙시스캐피탈은 번개장터의 성장을 위한 추가 투자 유치도 진행할 예정이다.
번개장터를 인수한 프랙시스캐피탈은 기업의 시장성과 잠재력을 재빨리 포착해 과감히 투자하는 ‘퍼스트 펭귄’으로 떠오르고 있는 토종 투자사다. 한국콜마, 에스티유니타스, 리디 등 ‘게임 체인저’ 역량을 보유한 기업을 선별적으로 발굴해 탁월한 성과를 달성 중이며, 최근 5000억원 규모의 펀드 조성을 마무리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번 번개장터 경영권 인수 역시 중고거래 등 개인간거래(C2C) 시장의 성장성과 번개장터의 경쟁력에 집중하면서 이뤄졌다. 현재 연간 15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중고거래 시장이 소비 트렌드의 변화 등에 따라 앞으로도 더욱 성장할 것이라는 분석 하에, 업계 최고 수준의 거래 규모와 서비스 완성도를 자랑하는 번개장터를 투자 대상으로 선택했다.
특히 번개장터가 지난해 1000만 회원 돌파에 성공한 것은 물론, 번개장터의 주 고객층이 미래 소비자 트렌드를 선도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라는 점에 주목했다. 이외에도 지난해 연간 거래액 1조원을 넘어섰으며 주요 중고거래 사업자 중 유일하게 3년 연속 영업이익을 기록할 정도로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갖췄다는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번개장터의 새 수장으로 선임된 이재후 신임 대표는 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스탠포드대학교 경영학석사(MBA)를 마친 전문경영인이다. 번개장터 부임 직전 티몬에서 사업전략실장, 스토어그룹장 등을 거쳐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티몬에서 이 대표는 큐레이션 딜 및 마켓플레이스 사업을 한층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티몬 이전에는 관심 기반 소셜커머스 빙글에서 성장총괄이사를 담당했으며, 전략컨설팅회사 베인앤컴퍼니에서 다수의 유통 및 IT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다.
프랙시스캐피탈은 이 신임 대표가 온라인 서비스 및 유통 산업 전반에 대한 폭넓은 경험을 바탕으로 번개장터의 중고거래 고객경험을 혁신하고 사업을 성장시킬 적임자라고 판단하고 있다. 번개장터는 앞으로 이 신임 대표와 함께 새 도약을 위한 신규 투자 유치 추진, 리셀(resell) 문화를 선도하는 마케팅 전개, 고객경험 개선 등에 주력할 계획이다.
한편, 이번 협상을 통해 프랙시스캐피탈에 경영권을 매각한 장 전 대표는 일부 지분을 유지하면서 이사회 부의장을 맡아 번개장터의 성장을 도울 예정이다.
이관훈 프랙시스캐피탈 대표는 “소유보다 사용을 우선시하는 라이프 스타일 트렌드와 자신만의 가치에 따라 구매를 결정하는 ‘가치소비’ 성향이 지금보다 더욱 확산될 가능성이 높고, 그에 따라 중고거래 시장이 지금보다 더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중고거래 시장에 뛰어든 수많은 플레이어 중 고객성장의 잠재력과 수익성에 대한 가능성을 모두 갖춘 곳이 번개장터라고 판단했다"고 인수 배경을 설명했다.
이재후 번개장터 신임 대표는 “한국을 대표하는 중고장터의 책임자가 된 만큼 고객이 매일 기대감을 가지고 방문할 수 있는 최고의 중고상품을 발굴하겠다"며 "빠르고 안전한 거래 측면에서 훨씬 개선된 중고거래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한편, 번개장터는 2010년 10월 론칭한 국내 최초·최대의 모바일 중고장터 서비스다. 지난해 1000만 회원 돌파에 성공한 데 이어 사상 처음으로 연간 거래액 1조원을 넘어섰다. 현재 누적 다운로드 수는 1400만건에 이른다.
번개장터는 ‘번개 같이 사는 거래’를 모토로 '판매자·구매자 본인인증→물품 등록→흥정→직거래 및 택배거래→거래 후기 등록' 등으로 이어지는 중고거래의 모든 과정을 모바일 앱 하나만으로 경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최근에는 원하는 물품을 보다 손쉽게 찾을 수 있도록 검색·추천 시스템을 고도화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