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신종 코로나' 대응 2월국회 일정 논의…'선거구 획정'에 밀릴까

여 "국민안전 초당적 협력해야", 야 "정부대책 답답·무능"

입력 : 2020-02-02 오후 5:54:02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의 국내 확산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여야는 정부에 총력 대응을 한 목소리로 주문하고, '검역법 개정안' 등을 처리할 2월 임시국회 개최에 의견을 모았다. 다만 4월 총선을 앞두고 구체적인 시기와 내용에 대한 여야의 생각이 달라 원만히 개최될 지는 미지수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윤후덕·한국당 김한표·바른미래당 이동섭 등 3당 원내수석부대표는 3일 오전 11시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만나 2월 임시국회 일정을 조율한다. 4월 총선을 앞두고 사실상 마지막 국회다.
 
그러나 여야의 입장은 미묘하게 다른 상황이다. 민주당은 신종 코로나 사태로 그 필요성이 커진 '검역법 개정안'을 필두로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된 미세먼지법과 가습기살균제피해구제법, 지역상권상생법 등 민생법안, 경찰개혁 입법(경찰청법·경찰공무원법 개정안) 등도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한국당은 민생법안 입법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총선을 앞두고 여권에 유리한 '선심성 법안' 처리에는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분위기다. 여기에 최근 법무부의 검찰 인사,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정부의 미숙한 대처 등에 공세를 취할 가능성도 있다.
 
2월 임시국회 개회 시점 역시 '선거구 획정 문제'로 2월 중순으로 다소 늦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한국당 등 야권에서 '보수 대통합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거기서 일정 가닥을 잡아야 선거구 획정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측에서는 재외동포 선거인단 등록이 이뤄지는 26일 이전에는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여야는 2일 각각 논평을 내고 신종 코로나에 대한 정부의 총력 대응을 주문했다. 다만 여당인 민주당이 바이러스 대응을 위한 정쟁 중단과 초당적 협력을 야당에 강조한 반면, 제1야당인 한국당 등은 정부의 위기 대처 시스템을 문제 삼으며 각을 세우는 모양새다.
 
민주당 이재정 대변인은 서면 논평을 통해 "민주당은 정부와 함께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며 "야당도 국민의 안전을 정쟁으로 활용하지 말고 위기 대응에 함께 나서자"고 촉구했다.
 
이 대변인은 "초당적 협력에 나서야 할 야당은 불필요한 불안을 조장하며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정쟁의 볼모로 삼고 있다"며 "국민 안전은 결단코 정치적 셈범이 되어서는 안 되며 혐오와 차별의 방식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반면 한국당 박용찬 대변인은 '신종 코로나 3차 감염'까지 나타난 것을 지적하고 "정부의 대응을 보면 방역체계 허점이 너무도 허술하게 드러나고 있다"며 "전문가들과 언론에서도 이제는 입국제한 조치를 취해야한다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모든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며 "정부는 하루빨리 방역체계의 허점을 보완하고 확산방지에 보다 세심한 노력을 기울여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새로운보수당 이종철 대변인도 "2차 감염자를 넘어 3차 감염까지 갔다. 막을 수 있는 상황이 세 번이나 구멍이 났다. 허술하기 짝이 없다"고 정부대응을 질타했다. 그는 "미국은 중국 여행 금지 권고를 해 중국 운항 노선이 전면 중단됨은 물론 중국을 다녀온 외국인도 입국을 금지시켰다"며 "중국 출입국 제한 및 금지를 포함한 모든 방안을 놓고 다각도의 검토와 함께 보다 민첩하고 전면적인 대처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신종코로나바이러스 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이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이성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