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성욱 기자] 정부가 수출 발목을 잡고있는 코로나 19에 맞서 무역금융 분야에 260조원을 투입한다. 글로벌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해 유턴기업을 위한 4조5000억원 규모 시설투자도 지원한다.
정부는 20일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서울 무역센터에서 관계부처 장관, 경제단체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범부처 민관합동 '확대 무역전략회의'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의 '코로나19 기업애로 해소 및 수출지원대책'을 확정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범정부 차원의 첫번째 종합 대책으로, 최근 수출이 회복세를 보였으나 코로나19 이후 위축되면서 수출 활력 회복 모멘텀을 살려 수출 플러스로 전환을 꾀하려는 목적에서 마련됐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추가 확진자가 다수 확인된 20일 오전 대구 중구 경북대학교 병원 응급실이 폐쇄됐다. 사진/뉴시스
정부는 대책으로 코로나19에 따른 수출애로 해소지원, 글로벌 공급망 안정적 확보 지원, 흔들림 없는 무역구조 고도화 촉진 등 '3대 중점 지원책'을 발표했다.
먼저 수출애로 해소지원책은 리스크가 장기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자금 비용, 물류·통관, 방역물자 수급 등을 중심으로 대책을 펴기로 했다.
무역금융 분야에 당초 계획 대비 3조1000억 원을 추가 지원해 지난해보다 28조1000억 원 늘린 260조3000억 원을 투입키로 했다. 상반기에만 156조 원을 집중하고, 중소·중견기업에도 역대 최대 105조 원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코로나19에 따른 피해기업 '금융지원 프로그램'도 확대해 수입자 대금 미결재로 피해를 입은 중소·중견기업에 무역보험 신속보상, 수출이행자금 우대 등을 지원한다.
물류·통관을 신속 지원하기 위해 수출입 물류현황을 국내 수출입 기업과 실시간 공유하고, 물품을 항공으로 운송할 경우 특례를 부여해 항공운임보다 15배 이상 낮은 해상운임을 기준으로 관세를 부과한다. 또 24시간 통관지원체계를 운영하고 중국 현지 통관애로 해소 추진단도 마련한다. 조기 조업재개를 지원하기 위해 대일 화이트리스트(수출 심사 우대국) 품목에 적용하고 있는 인허가 패스트트랙을 긴급수요 품목에 확대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수출 판로 확보를 위해서는 수출 마케팅 분야에 5112억 원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보다 14.4% 늘어난 규모다. 특히 중화권 전용 사이버 상담존을 확대하고, 수출활력촉진단 2020을 출범시켜 수출 중단방지·다변화·역량강화에 집중할 예정이다.
글로벌 공급망 확보 지원책으로는 기업 유턴을 활성화하는 데 집중한다. 기존 사업장 신설에 더해 증설까지 유턴기업에 법인세를 감면키로 했다. 특히 항만 배후단지 입주기준을 완화해 유턴기업 입주 확대를 꾀하고, 4조5000억 원 규모 시설투자 지원 프로그램을 신설한다. 산업기술 R&D 참여 유턴기업을 위한 우대지원도 추진한다. 그동안 유턴제도는 공급망과 연계가 무관했으나, 수요기업과 유턴기업을 연계하는 협력모델을 신설한다는 계획이다.
새로운 10년을 대비하는 무역구조 혁신책으로는 중소·중견기업 중심으로 수출 생태계 저변 확대를 꼽았다. 1조1000억 원을 투자해 국내에서 수출마케팅이 가능한 전시 인프라를 확충하고, 빅데이터 기반 서비스수출을 지원한다. 친환경차, 시스템 반도체, 바이오, 5G, 데이터, AI 분야를 신수출 전략산업을 육성하고, 신남방 무역확대 전략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수출 여건은 올해 초부터 회복 조짐을 보였으나 최근 코로나 19 확산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1월 일평균 수출액이 14개월만에 플러스로 전환됐고, 반도체와 선박 업황 개선에 수출단가 4.4% 증가에도 2월 초순 일평균 수출(15억3000만달러)는 지난해 수준(15억8000만달러) 에 미달했다.
세종=정성욱 기자 sajikok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