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공매도 세력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손세정제, 마스크 등 코로나19 테마업종과 화장품, 여행, 식품 등 중국 소비주로 꼽히는 일부 종목의 경우 연속해서 ‘공매도 과열종목’에 지정되는 등 단기과열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와 함께 공매도의 선행지표로 통하는 대차잔액 규모도 70조원을 넘어서면서 하락장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7일 금융투자업계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26일까지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 건수(적출일 기준)는 모두 159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49건)에 비해 3배나 많은 규모다.
종목별로 살펴보면 최근 26거래일 간 공매도 매매 비중이 가장 큰 종목은 자동차 열관리시스템 제조기업인
한온시스템(018880)으로 조사됐다. 한온시스템의 평균 공매도 거래 비중은 26.4%다. 공매도 평균 가격은 1만876원으로 27일 종가인 1만800원 보다 0.69% 낮다.
중국 관련 소비주도 매매 비중 상위권에 올랐다.
한편 주식시장의 대차잔고가 다시 늘어나면서 주가 하락 압력은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주식시장의 대차거래잔고는 지난 26일 기준 70조6549억원으로 집계됐다. 대차거래잔고는 작년 말 60조원대 후반을 유지했지만 이달 들어 70조원대를 넘어섰다. 대차잔고는 투자자가 주식을 빌린 뒤 아직 갚지 않은 물량으로,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을 빌려 판 후 나중에 저가에 매수해서 되갚아 차익을 얻는 공매도 거래의 선행지표로 통한다. 대차잔고가 늘어났다는 것은 향후 주가 하락을 전망하는 투자자가 증가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강봉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거래 비중은 2010년 이후 꾸준히 증가해 증시 거래대금 대비 비중이 7~8%까지 늘었다”며 “지난해 8월 이후 하락세를 보이던 누적 공매도 비중은 연초 이후 급증했다”고 전했다. 그는 “일반적으로는 공매도 증가는 수급에 부담을 줘 단기 주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때가 많다”면서 “특히 증시 상승 모멘텀이 약화되고 불확실성이 부각되는 요즘 같은 시기에는 공매도 비중이 높은 종목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표/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