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바닥 찍었나…정유·화학주 하반기 반등 전망

생산원가 수준까지 하락…코로나19 소멸시 회복 기대

입력 : 2020-03-04 오전 1:00:00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국제유가가 산유국들의 추가 감산과 주요국의 경기부양 기대감에 힘입어 7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시장에서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둔화 우려가 여전하다고 진단하면서도, 유가가 미국 셰일오일 생산손익분기점(BEP)까지 내려간 만큼 정유·화학주의 경우 올해 1~2분기 바닥을 다진 뒤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3일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따르면 2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물 WTI(서부텍사스산원유)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99달러(4.4%) 오른 46.7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기록한 것은 지난달 20일 이후 7거래일 만이다. 지난 5거래일 동안 WTI는 16%나 급락하면서 2008년 12월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그래프/뉴스토마토
 
 
같은 기간 브렌트유는 14% 떨어져 2016년 1월 이후 최대 낙폭을 그렸다. 이날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5월물 브렌트유는 배럴당 2.23달러(4.5%) 뛴 51.9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산유국들의 추가 감산 기대감과 미국, 일본, 유럽 등 글로벌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완화 가능성이 커진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지난달 28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긴급성명을 통해 ‘경제를 뒷받침하기 위해 적절하게 행동하겠다’며 시장 개입성 발언을 내놨으며, 석유수출국기구(OPEC) 소속 국가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10개국 협의체(OPEC+)는 오는 5~6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감산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현재 목표 감산 규모는 100만배럴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원유 수요 감소 등 경제적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다.
 
시장에서는 국제유가가 미국 셰일오일 업체들의 생산 BEP 수준(배럴당 40~45달러)에 근접한 만큼 추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한 단기 실적 훼손은 불가피하지만 올해 2분기부터는 업황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렸다.
 
원민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국제유가(WTI)는 46달러 수준으로, 미국 셰일 업체들의 생산원가 부근”이라면서 “최근 변동성 확대는 펀더멘털보다는 코로나19 확산 등 대외적인 요인이 더 큰 영향을 주고 있어 (추가 상승은)OPEC 추가 감산 여부와 코로나19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원 연구원은 “롯데케미칼(011170) 등 화학업종은 중국 재고 부담과 시장참여자들의 관망세로 인해 3월 중순 이후는 돼야 업황이 회복할 것”이라며 “S-Oil(010950) 등 정유업종은 코로나19 확산 둔화와 3~4월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관련 효과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정유업 반등의 선결조건은 코로나19가 종식단계에 들어가 글로벌 운송수요가 회복되는 것”이라며 “그래야 유가와 정제마진 회복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조 연구원은 “코로나19 소멸 시 국제유가와 정제마진은 가파른 회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현 시점에선 SK이노베이션(096770)과 에스오일에 대해 비중확대의 시각으로 접근하길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원유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도 추천됐다.
 
박영훈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에너지 기업 대표와의 회의에서 현재 유가는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며, 2020년 정책 수립 시 브렌트 가격 저점을 42.4달러로 가정했다고 언급했다”면서 “유가 바닥을 얼마로 보느냐는 의미 없는 논쟁이지만, 더 나빠질 수 있는 변수들이 없는지 확인하고 방향성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박 연구원은 “중국 수입원유의 본격적인 감소는 3월에 나타날 전망으로 정기보수 이후인 4월부터는 계절 성수기 진입이 가능하다”며 “원유 수입 수요는 3월 저점을 찍고 4월부터 빠르게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물론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지만 중국 정기보수 규모를 감안할 때 3월보다 더 나빠지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USO 등 유가 관련 ETF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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