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우리나라 경제가 코로나19 영향으로 경기 반등세가 중단되고 다시 경기가 침체하는 더블딥(경기재침체)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코로나19의 예상을 넘어서는 확산 속도와 영향으로 전방위적인 경기 하방 압력이 작용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를 막기 위한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4일 '최근 경제동향과 경기판단(2020년 1분기)' 보고서에서 지난 1월까지 경제상황을 나타내는 거시경기지표들이 비교적 양호한 모습이었지만, 이후 코로나19 영향으로 1분기 특별한 성장 동인이 없는 한 마이너스 성장률과 경기종합지수 하락 반전 등의 경기침체 국면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1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빠르게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2월 이후부터 하락하면서 재침체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해 11월 이후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99.9포인트에서 12월 100.2포인트, 지난 1월에는 100.5포인트를 기록했다. 경기방향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 또한 지난해 8월을 저점으로 오르고 있다. 지난해 11월 99.8포인트, 12월 100.2포인트, 올해 1월 100.3포인트로 상승세다.
주원 현대연 경제연구실장은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지난해 2분기부터 완만히 상승하다 올해 1월 회복력을 강화하는 모습"이라며 "이는 코로나19 영향이 일부 반영됐기 때문으로 동행지수가 다시 하락세로 반전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만큼 코로나19 사태가 국내외 경제 방향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리스크 요인이 될 것이란 판단이다.
특히 중국 경제 성장 둔화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중국의 경제위기 가능성도 언급됐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중국 성장 경로가 정상수준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높고, 미·중 무역분쟁과 기존의 과잉투자, 부채 부실 등 내재적인 문제들이 표출되면 경제 위기가 시작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그러면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력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보고서는 앞으로의 방향성은 △코로나19의 확산 기간 및 범위 △코로나19로 인한 중국 경제의 성장 경로 △국내 경기 침체 방어를 위한 정부 대응의 타이밍과 경기부양책 수준 등에 달렸다고 내다봤다. 주 실장은 "하반기 회복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지만 글로벌 경제 위기가 발생할 경우 불황 국면이 장기화될 수 있는 최악의 상황도 배제하기 어렵다"며 "무엇보다 코로나19의 확산 저지를 통해 경제 주체들의 심리 안정을 도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경기 침체의 골이 깊어지거나 장기화될 것을 막기 위해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이 요구된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앙정부는 물론 지자체의 재정 지출은 경기 침체를 보완하기 위해 상반기 중 집행률을 최대한 높여야 한다"며 "거시 정책에서 '슈퍼 추경'이나 '기준금리 인하'와 같은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을 통해 실물 경기를 보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봤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