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유럽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커지면서 정부가 특별입국절차를 유럽 전역으로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정부의 이번 결정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국면에서 사실상의 전세계 확대 수순을 위한 과정으로 풀이된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금일 0시부터 특별입국절차 적용대상을 유럽 전역으로 확대했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이탈리아의 확진자는 이미 2만명을 넘어섰고, 스페인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독일과 프랑스의 확진자도 가파르게 늘고 있고, 유럽과 교류가 활발한 아프리카도 그 영향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며 특별입국절차 확대배경을 설명했다.
전날까지 정부는 국내에 추가 코로나19 유입을 막기 위해 기존 유럽 6개국(이탈리아·프랑스·독일·스페인·영국·네덜란드)과 중국, 일본, 이란 등 9개국에 대해 특별입국절차를 적용하고 있었다.
이날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15일 오후 6시(현지시간) 기준으로 이탈리아 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전날보다 3590명 증가한 2만4747명으로 집계됐으며, 사망자는 전날보다 368명 급증한 1809명으로 나타났다. 특히 누적 확진자 대비 누적 사망자 비율을 나타내는 치명률은 7.3%로 전 세계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스페인 역시 이날 오전 9시 기준 누적 코로나19 확진자는 7753명, 사망자는 288명으로 집계됐다.
특별입국절차가 적용되면 입국자는 일대일로 열이 있는지 발열 검사를 받아야 한다. 만약 기침, 가래, 인후통 등 코로나19로 의심할 만한 증상이 있다면 사전에 이를 알려야 한다.
또 국내에 머무르는 주소와 수신 가능한 전화번호를 보고하고, 본인의 건강 상태를 모바일로 보고할 수 있는 '자가진단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해야 한다.
이날 정 총리는 "결코 긴장을 늦출 때가 아니"라며 "한달여 전 신천지 교단을 중심으로 한 집단감염이 발생하기 직전까지 상황은 매우 안정적이었다. 하지만 확산은 순식간이었고, 병원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환자를 감당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는 2015년 메르스와 비교할 수 없는 높은 전염성을 갖고 있다. 언제라도 유사한 집단감염이 재발할 수 있다"며 "위험 요소에 대한 선제적 대응과 이미 발생한 집단발생 사례의 2차, 3차 감염 차단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월29일 중국 광저우에서 출발한 항공기 여객들이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입국하며 발열 검사 및 검역 질의서를 제출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